한반도 구석기 연구의 아버지

한반도 구석기 연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원로 고고학자 파른 손보기 전 연세대 교수가 지난 31일 19시 노환으로 소천했다. 향년 89세(만 88세).
 
고인은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리 소학교, 휘문중학교, 연희전문학교 문과, 서울대 사학과, 동대학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박사)을 졸업했다. 퇴임 후 한국선사문화연구소를 설립했고, 연세대 용재석좌교수, 단국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고 손보기 교수는 일생을 일제하의 식민사학을 타파하고 바른 역사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손 교수는 1964년 충남 공주 석장리를 발굴하며 한반도에 구석기 시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처음 증명했다. 이는 식민사학이 용납하지 않던 ‘일본을 앞서 한반도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다.’는 기존의 논거를 과학적이며 합리적으로 뒤집은 것이다. 손 교수는 1992년까지 12차례에 걸쳐 발굴과 조사를 진두지휘한바 있다.
 
그는 또 우리나라 금속인쇄술이 서양에 비해 200여 년이나 앞서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때 고안한 성분 분석 방법을 통해 일제시대에 일본에게 강탈당했던 옥새가 우리나라 고유의 방식으로 제작된 것을 증명하여 찾아올 수도 있었다. 성분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방식으로 제작된 것을 증명했다. 이 외에도 1995년 8월 15일 일본 총독부 건물 철거를 이끌어내는 등 민족정신 회복에 이바지했다.
 
그가 발굴을 진행한 공주 석장리에는 고인의 업적을 기른 ‘파른 손보기 기념관’이 지난해 문을 열었다. ‘파른’은 ‘늘 푸르름’을 뜻하는 손 교수의 아호다.
 
고인의 수상이력으로는 한국일보사 출판문화상 저작상(1972), 외솔상 문화부문 학술상(1976), 세종상 학술부문 학술상(1987), 성곡문화재단 인문과학분야 학술상(1989), 한국인쇄문화상 연구상(1989), 옥관문화훈장(1990), 세종대왕 기념사업회 세종성왕상(2000), 위암 장지연 기념사업회 위암 장지연상(2003) 등이 있다.
 
대표적인 저서는 선사학에 관련된 <한국구석기학 연구 길잡이>, <석장리선사유적>, <구석기유적-한국,만주>, <상시 1그늘 옛살림터> 등이 있고 고활자와 관련된 연구로는 <한국인쇄기술사>, <한국의 고활자>,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심경>, <세종시대의 인쇄출판>, <임진왜란과 일본의 활자인쇄술> 등이 있다.
 
고인의 가족은 부인 김서영 여사, 큰아들 손명세 (연세대 교수), 며느리 전미선 (아주대 교수), 딸 손송이 (미국 메사추세스 대학 교수), 사위 길선 (미국 메사추세스 대학 교수), 작은아들 손경세 (미국 뉴욕주립대 교수), 며느리 김성은 (재미 의사) 이 있다.
 
■ 빈소 : 세브란스 장례식장 1호
■ 발인 : 2010년 11월 3일 7시
■ 노제 : 2010년 11월 3일 11시 석장리박물관 뜰
■ 장지 : 분당 메모리얼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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