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당뇨의 날, 일상생활에서 당뇨 관리하는 방법

당뇨환자의 증가세가 꺾일 줄 모른다. 성인뿐 아니라 소아당뇨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뇨’까지는 아니더라도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내당능장애’까지 합치면 중년 이후 성인의 절반 가까이 식사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11월 14일 세계 당뇨의 날을 맞아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원장 이대일)의 도움말로 당뇨관리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우선 당뇨의 식이요법에 대해 알아보자. 당뇨가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는 특별한 증세가 없어 무심코 지나치기 쉽고, 이미 상당기간 진행된 이후에는 무서운 합병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미리 체크하는 것이 최선이다.
 
당뇨를 초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게 제일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자가 진단이라도 한 번 해보는 것이 좋다. 당뇨의 3대 증세는 다뇨, 다음, 다식. 소변의 양과 횟수가 많아지고 목이 자주 마르고 끊임없이 먹어도 배가 고프다면 혹시 당뇨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당뇨병이라면 반드시 쌀밥이 아닌 보리밥 또는 잡곡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은 아니다. 껍질을 다 벗겨버린 백미는 식이섬유소가 거의 들어 있지 않지만, 현미나 보리, 잡곡에는 식이섬유소가 남아 있고 그 식이섬유소가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주기 때문에 쌀밥보다는 잡곡밥을 먹는 것이 혈당관리에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보리밥과 쌀밥은 식사 후 혈당의 증가에서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의 양. 보리밥이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과식을 한다면 정량의 쌀밥을 먹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쌀밥이냐 보리밥이냐 보다는 과식하지 않고 적당량을 먹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애주가에게 당뇨병 진단은 그야말로 사형선고. 허벅지 꼬집어가며 딱 한 잔의 유혹을 힘겹게 참아내는데 옆에서 맥주는 나쁘지만 소주는 괜찮다며 꼬드긴다. 맥주에는 당의 함량이 높고 소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그럴듯한 설명까지 곁들이면 100% 넘어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선무당의 엉터리 이론에 속지 말자.
 
당뇨환자에게 술을 마시지 말도록 하는 이유는 술에 들어 있는 당분 때문이 아니라 술의 알코올이 인슐린의 분비와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종류를 막론하고 술은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좋다.
 
혈당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식품은 대두(콩), 땅콩, 각종 버섯, 해조류,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 타우린이 풍부한 오징어 등 해산물 그리고 녹차가 있다. 이러한 식품들은 대체로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줄 뿐 아니라 당뇨병 환자에게서 합병증으로 흔히 나타나는 고지혈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콩밥에 미역국, 두부조림, 버섯볶음에 산나물이면 혈당 걱정은 잠시 잊어도 될 듯. 후식으로 약간의 과일과 녹차를 한 잔 마시고, 간식으로는 땅콩 몇 알과 마른오징어를 조금 먹어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혈당 걱정 뚝!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너무 높은 게 문제인 병이라고 알려졌다. 물론 당뇨병은 혈당이 너무 높아서 소변으로 당이 나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도 유발하므로 분명 ‘고혈당’이 문제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하면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 무슨 얘긴가 하니, 고혈당만 문제가 아니라 저혈당도 문제라는 얘기.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 약물과 식이 요법, 그리고 운동까지. 그러나 적절한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 오히려 갑작스런 저혈당으로 쇼크를 일으켜 심할 땐 사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저혈당은 어떤 경우에 나타날까? 먼저 식사량이 너무 적을 때, 또는 식사가 규칙적이지 않으면 저혈당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경우, 이러한 약물은 정상적인 식사로 일정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한다는 가정 하에 처방되는 것인데, 환자가 예상만큼의 식사를 제시간에 하지 않는다면 혈당은 정상보다 오히려 더 낮은 상태로 떨어지게 된다.
 
당뇨환자들은 대부분 운동을 하도록 권유를 받는다. 체중과다인 경우는 물론이고, 정상체중이어도 적당한 운동은 인슐린이 활발히 작용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운동은 혈당의 효과적 관리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치료법 중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운동으로 저혈당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특히 공복 시 지나친 운동을 하는 경우 심각한 저혈당 상태가 올 수 있으므로 운동의 강도와 시간을 적절히 조절해야만 한다.
 
저혈당의 초기 증세는 오한, 떨림 등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증세가 나타난 이후에도 응급조치를 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따라서 갑자기 춥거나 몸이 떨리는 증세가 나타나면 소량의 당류를 빨리 섭취함으로써 혈당을 높여줘야 한다. 저혈당 시 섭취하면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과일주스, 꿀물, 사탕 등 단맛이 강한 것들이 좋으며, 우유, 이온음료 등은 당분의 함량이 적으므로 빠른 효과를 보기에는 적합지 않다.
 
다이어트 콜라 등 설탕이 아닌 대체감미료가 들어간 음식도 응급처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의점은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것. 자칫 혈당을 너무 높일 수도 있다. 주스 반 컵, 사탕 한두 개 정도만 먹어도 저혈당은 해결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저혈당 상태가 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혈당관리를 잘하는 것이다. 응급처치는 어디까지나 급한 불을 끄는 방법이지 궁극적인 대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혈당을 막으려면 정량의 식사를 정시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뇨는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혈당 관리만 잘하면 평생 당뇨를 앓으면서도 잘 살 수 있다. 이기려 하지 말고 친구가 되어보자. 때로는 참나무보다 갈대가 더 강하다. 
 
<당뇨병 정복 10대 수칙> 

1. 환자 자신이 당뇨병 전문가가 되자= 당뇨병 교육을 반복해서 받자.
2. 당뇨병과 친구가 되자=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하다.
3. 생활습관을 바꾸자=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면 당뇨병 치료는 반 이상 성공이다.
4. 잘 먹자= 식사는 제때, 적당량을 골고루 먹는다.
5. 많이 움직이자= 운동은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땀이 나게 한다.
6. 혈당-혈압-콜레스테롤을 자주 체크하자= 혈당을 자주 재서 기록하고 당화혈색소는 3개월에 한 번 잰다.
7. 의사 말을 잘 따르자= 본인이 약을 줄이거나 끊으면 안 된다.
8. 정기적으로 합병증 검사를 실시하자= 정기적으로 당뇨병 합병증 검사를 한다.
9. 과음-담배는 피하자= 흡연은 혈당과 혈압을 높인다.
10. 발 관리에 정성을 쏟자= 매일 씻고, 상처가 있는지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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