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국내 첫 조사 눈길

유방암 진단 초기 단계에서부터 사실상 우울증이 시작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방암 진단 초기부터 정신과적 평가와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를 통해 유방암 치료예후 개선과 수술 후 우울증 감소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는 지난 2006년 4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이 병원 유방내분비외과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기 중인 환자 61명에게 우울증상을 평가했다.
 
조사도구로는 ‘벡-우울척도(BDI)’와 ‘몽고메리아스버그우울증상평가척도(MADRS)’, ‘한국판 암 적응척도(KMAC)' 등이 사용됐다. 또 이들의 생물학적 변화를 보기 위해 덱사메타존억제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진단 초기 환자들이 암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두려움을 표현하지 못하거나 불안해하는 등의 ‘암에 대한 적응력 저하’는 ‘우울증상’과 밀접한 연관성(0.477, p<0.001)이 있었으며, 치료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와도 관계가 깊었다.(0.364, p=0.009).
 
이는 ‘스피어맨의 p계수’를 활용해 분석한 것으로 ‘p값이 0.05 이하’면 두 군 간에 의미 있는 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는 통계 분석이다.
 
전덕인 교수는 “이 연구는 정신적인 변화가 진단 초기부터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로 치료가 시작되기 전에 시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우울증은 환자의 투병의지를 약화시키고, 그 자체가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의 경과와 치료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으므로 치료과정에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가 암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등의 정신적 부적응은 우울증상을 유발해 초기부터 우울증 유발 호르몬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환자가 유방암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두려움, 막막함 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신과적 치료가 초기부터 병행될 필요가 있고, 가족들도 이 사실을 염두하고 초기부터 정신적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병원 정신의학지(General Hospital Psychiatry)’ 2010년 32호에 ‘진단 초기 유방암 환자의 우울증상과 연관된 심리적, 생물학적 특성’ 논문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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