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재 연구개발진흥실장

최근 ‘혁신형 제약기업’이 선정됨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본지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회장 이강추) 조헌재 연구개발진흥실장을 만나 정부의 ‘혁신형 제약기업’과 한국제약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혁신형 제약기업, 제약산업에 자극될 것” 
조헌재 실장은 “이번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은 제약산업의 미래를 위해 첫 삽을 뜬 것이다. 처음이니 완벽하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흠을 잡고 비난하는 것보단 좀 더 이를 계기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약산업의 애로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제대로 된 산업 정책을 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를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은 수출 증가 밖에는 없다며 제약산업이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미래학회에서도 향후 50년 세계경제를 좌우할 사업으로 제약산업을 선정했다는 것.
 
그러나 빠르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체계에서, 정부는 기업과 학계 및 연구계를 모두 파악하고 건보재정 절감을 위한 단기적인 약가인하 등 땜질식 처방을 중단하고 궁극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 조 실장은 “제약산업 육성법으로 인해 중장기적이고 체계화된 지원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나왔다. 첫삽이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으로, 우선 롤모델을 만들자는 것이다”며 “열심히하고 잘하는 그룹을 키워주면 그것이 하나의 롤모델이 돼 산업계에 전이효과가 생길 것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선정은 ‘자극인자’를 산업에 던져준 것이다”고 평가했다.
 
◆ 제약산업 육성은 정부 전체의 핵심과제 
조 실장은 제약산업 육성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혼자만의 숙제가 아닌 ‘정부 전체의 과제’라고 밝혔다.
 
조세지원과 R&D 집중지원 및 규제완화 등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은 주무부처인 복지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금은 기획재정부가, 산업은 지식경제부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
 
조 실장은 “앞으로도 인구 고령화와 출산률 저하가 심화되면서 복지비용은 추가로 들고, 이는 건보재정의 적자를 더욱 불러일으킬 것인데 더 이상 약가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며 “재정절감은 의료효율과 치료효율으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치료효과가 높은 약물이나 의료기술을 통해 건보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그 근거로 미국 통계에서 치료효과가 높은 약을 개발하면 1인당 연평균 111달러가 절감된다는 자료를 언급하며 “근시안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국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은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혁신성강화와 글로벌 경쟁력강화의 전환점으로 성립되는 의미가 크다. 복지부가 해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세월이 가면서 범부처가 관심을 기울이고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나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 2020년까지 글로벌 신약 10개. “성공여부 노력에 달렸다” 
정부는 제약산업 육성화 방안을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신약을 10개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실장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조직심리학에서 말하는 동기유발의 매커니즘으로, 어렵지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동원하고 제대로된 전략으로 간다면 앞으로 남은 8년이란 세월이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는 것.
 
이를 위해선 ‘오픈이노베이션’ 시대를 맞아 인하우스에서 모든 역량을 발휘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형편과 역량 및 재무력을 동원해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을 흡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실장은 “실제 이노베이션 기지로 한국에 대한 관심들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 국토가 작다보니 상대적으로 큰 국가들보다 실시간으로 산-학-연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는 적은 재원이지만, 그동안 20년 이상은 혁신과 R&D에 충분한 트레이닝을 거쳤다”며 “최소한 50개 이상 기업은 개량신약 정도는 보유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쟁력은 굉장히 추산적인 개념이다. 혁신의 시드를 해외에 뿌릴 수 있는 능력이 돼야 하는데, 자금력이 없어서 이를 수행하지 못했다. 기업에 자금이 지원된다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시드를 우리가 제대로 된 전략으로 끌어갈 수도 있고, R&D 혁신속도도 배가될 것이다”고 말했다.
 
◆ 제약산업 글로벌 진출, 신약개발연구조합 역할은? 
향후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신약개발연구조합의 역할에 대해 조 실장은 “신약개발연구조합은 연구중심 제약산업계의 대표단체다. 제약산업의 글로벌 혁신성과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합은 ▲제도적 ▲재무적 ▲정책적 서포트를 하고 산업을 견인해야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약개발연구조합 활동의 한 가지 예로 2012년 7월 4일부터 6일까지 2박 3일간 제주 휘닉스아일랜드에서 개최되는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투자포럼 2012’를 소개했다.
 
벤처 기업 등이 갖고 있는 기술을 거래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으로 제주에서 매년 개최하며 지난 2011년에만 8건의 기술이전이 이뤄졌다는 것.
 
조 실장은 “지난 25년동안 대한민국의 신약개발 관련 각종 프로그램은 대부분 신약조합의 기획이고 작품이다”며 “기업들에게 정보(기술정보 및 시장정보)를 전달하고, 산하 다섯 개 연구회(원료의약품 연구회와 천연물의약품연구회 등)를 운영하며 제약산업 인허가 및 천연물 및 의약분석관련 그룹들을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을 계기로 신약개발연구조합의 역할이 지금보다 많아질 것이다. 조직확대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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