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⑥] 약가인하 직격탄에 수장교체까지, 뭣때문이야?

정부의 일괄약가인하로 제약업계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특히 대웅제약은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품목이 많아 약가인하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때부터 약가인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대웅제약의 실적은 잔뜩 움츠러들며 때이른 ‘동면’을 맞이했다.
 
대웅제약(대표 이종욱, 윤재승)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1755억원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도 32.7% 감소한 15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도 약 5210억원, 영업이익 약 291억원으로 지난해(3분기 누적매출 5375억원, 영업이익 632억원)보다 부진했다.
 
그러나 약가인하 상황이 반영됐던 2분기 성적표는 더욱 저조했기 때문에 3분기는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웅제약의 2분기 매출액은 17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 감소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바 있다.
 
주력 품목 약가 인하와 반품 차액 정산(약 50억원)으로 매출 원가율(11년 2분기 55.9%->12년 2분기 64.2%)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4%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출 부진에도 판관비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44억원 늘어나 신한금융투자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수익성은 최악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같은 위기를 맞이한 대웅제약은 급기야 구원투수로 지난 6월 28일 이사회를 통해 윤재승 부회장(사진)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재승 대표는 기존 (주)대웅 대표이사 직함도 유지하며 복귀했다. 당초 이사회에선 창업주 윤영환 회장의 차남 윤재훈 부회장을 (주)대웅 대표이사로 선임했지만, 한달여만에 윤재승 부회장이 전체적인 경영을 맡게된 것.
 
이에 3분기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윤재승 부회장의 경영 체질 개선에 따라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웅제약의 지주사인 (주)대웅의 지분을 △윤영환 회장의 3남인 윤재승 부회장이 11.61% △장남인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이 10.51% △차남인 윤재훈 부회장이 9.7% △막내딸인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이 5.4%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재승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위에 올라, 결과에 따라 ‘후계자’ 구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 매출액 신장이 윤재승 부회장에게 호재로 다가올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대웅제약 4분기 매출액을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 증가한 1738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성장한 118억원이 전망되며, 2013년 매출액은 ‘둘코락스’ 판권 반납에도 ‘올메텍’ 복합제 등 신규 품목 효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한 7122억원이 예상된다는 것.
 
실제 올해 약가인하로 가스모틴과 글리아티린의 가격이 각각 40%, 13% 하락하며 실적부진을 보였지만, 글리아티린의 경우 3분기 매출 173억원, 알비스 172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또 자누비아는 지난해 매출 307억원에서 3분기 누적 매출 328억원, 자누메트는 294억원에서 3분기 누적 매출 335억원으로 나타나는 등 대웅제약의 다른 품목들도 성장세다.
 
한편, 적극적인 R&D 투자 의지로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대웅제약은 향후 신약개발과 글로벌시장 공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웅제약은 2605만달러 규모의 해외수출을 달성했으며, 천연물과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19품목의 R&D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보톡스 바이오시밀러와 항암 유전자치료제 등의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약가인하에 잔뜩 움츠렸던 대웅제약이 기지개를 펴고 일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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