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⑥]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 2014년 출시 목표

녹십자
혈액제제와 백신이 핵심 사업인 녹십자가 바이오벤쳐 이노셀 인수와 일동제약 지분을 매입하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사업다각화와 투자로 인한 4분기 실적부진이 예상됐던 녹십자는 WHO 산하기관인 PAHO에 128억원 규모의 계절독감백신을 수출하게 돼 다시 한번 백신 전문기업임을 보였다.
 
녹십자는 지난 24일 PAHO(범美보건기구,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의 2013년도 남반구 계절독감백신 입찰에서 계절독감백신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3위 제약사인 녹십자의 분기별 매출액은 △1분기 1734억원 △2분기 2033억원 △3분기 2409억원을 올렸으며 4분기 예상 매출액은 R&D 비용 상승으로 2·3분기 보다 소폭 하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분기별 영업이익은 △1분기 208억원 △2분기 162억원 △3분기 442억원을 올려 1·2분기에 비해 3분기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R&D 비용 부담 증가로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향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회계 처리된 녹십자의 연구개발비는 410억원이었으나 해외 임상 진행이 빠르게 진척되면서 연간 약 67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분기에만 130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자료출처: WISEfn, 단위: 억원, %)
 
 
녹십자 관계자는 “3분기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한 것은 독감백신 매출이 발생한 것이 주요한 이유로 계절적 영향이다”고 3분기 실적에 대해 말했다.
 
한화증권 정보라 애널리스트는 “녹십자 혈액제제 사업부는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수출확대를 지속하며 꾸준히 고성장세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전체 매출에서 7% 정도의 비용을 R&D에 투자하는 녹십자는 △198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B형간염백신 ‘헤파박스’ △1988년 세계 최초 유행성출혈열백신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 수두백신 △1987년 국내 최초 AIDS 진단시약 △2009년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와 신종플루 백신을 잇따라 개발했다.
 
지난 2009년 국내 최초 자체개발에 성공한 계절독감백신 ‘지씨플루(사진 위)’는 정제도와 순도, 수율 등 모든 면에서 국제적으로 안정성, 유효성을 인정받은 우수한 품질의 독감백신이다.
 
독감백신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여 개 나라만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녹십자가 개발하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신종플루, AI와 같은 세계적인 신종 독감 대유행(팬데믹· Pandemic) 시 백신의 확보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세계적인 신종플루백신 공급대란이 일어났던 지난 2009년 판데믹 당시, 연간 5000만 도즈의 독감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화순공장을 준공하고, 독감백신의 국산화와 함께 신종플루 백신을 적시에 국내 공급해 국내 판데믹 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녹십자는 지씨플루 개발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독감백신의 자급자족 시대를 실현하고, 외화절감 효과와 함께 우리나라 백신주권을 확립해 국가 보건안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는 단순한 비용적 가치를 넘어서 몇 배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내세웠다.
 
신종플루 판데믹과 같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공장 준공 첫 해에 백신을 성공적으로 생산하고 신속한 대규모 예방접종을 실시한 녹십자의 사례는 WHO에서 열린 국가별 신종플루 대응 백신생산과 임상시험에 관한 회의에서도 우수한 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지씨플루’는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기관의 국제입찰 참가 자격인 ‘PQ(Pre Qualification)’ 승인을 싱글도즈의 경우 세계 네번째, 멀티도즈는 두번째로 받았다.
 
PQ 승인은 WHO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백신의 제조과정 및 품질, 임상시험 결과를 비롯한 안전성, 유효성 등을 인증하는 제도로, 승인과 함께 WHO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국제 입찰의 참여 및 공급 자격이 주어진다.
 
녹십자는 생산기간이 기존 독감백신보다 단축되는 것이 장점인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은 이르면 2014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녹십자는 세계 백신제조사들의 세포배양 독감백신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어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약 30억 달러 규모의 세계 독감백신 시장은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2016년에는 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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