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주총서 ‘박카스’ 놓고 맞짱 토론 예상

동아제약 지주사 전환을 놓고 주주들의 찬반 입장이 불거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박카스가 서있다. 미국 분석자문기관과 국내 소액주주단체가 박카스를 놓고 공통된 우려를 털어놔 눈길을 끈다.
 
美 ISS 지주사전환 ‘찬성’, ‘박카스’ 비상장은 우려
 
전세계 최대 주총 안건 분석 기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는 15일 동아제약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할 분할 승인의 건에 대해 찬성을 제안했다. 
 
ISS는 200% 부채비율 규제로 자금 조달의 한계와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의 지분을 가져야 지주회사가 될 수 있는 한국의 규제 아래서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만드는 것은 한국의 많은 회사들이 진행한 방법이라는 논리를 폈다. 
 
다만, ISS측은 한가지 유의사항으로 브랜드파워와 주요제품이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박카스가 물적분할로 비상장된 상태로 지주회사 아래 놓여 기존 주주들의 비상장회사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제한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존주주들에게 지분이 같은 비율로 공평하게 나눠지고, 보유할 경우 실제적인 경제적 변화는 없으며 이번 분할 구조가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적 성장을 달성하는데 더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해 본 결과 ISS는 주주들이 분할에 대해 승인할 것을 제안했다.
 
ISS는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이 지분 보유 기업의 주총을 앞두고 어떻게 의결권 행사를 할 것인지를 분석해 주고 자문해 주는 서비스기관이다.
 
오는 28일 열릴 동아제약 임시주총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약 10%대로 이번 ISS 리포트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비스탁 지주사전환 ‘반대’, “박카스 유형자산 배분이 의문”
 
소액주주들로부터 지주사 전환에 대한 판단 분석을 의뢰받은 네비스탁은 15일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강화에는 동의하지만, 분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네비스탁 측은 현재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박카스 등의 일반의약품 사업 부문을 담당할 물적분할신설회사 ‘동아제약(가칭)’은 매출액 기준 전체 매출의 약 33%를, 영업이익 기준 약 84%를 담당하지만 자산 배분은 고작 7%에 불과하다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어 더 의문인 부분은 물적분할 신설회사인 ‘동아제약(가칭)’에 배분된 비유동자산이 약 300억원 수준이고 그 중 유형자산은 약 271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분할전 동아제약의 유형자산은 5500억원 수준인데, 간판제품인 박카스를 생산하는 물적분할신설회사 ‘동아제약’에 배분된 유형 자산이 전체의 4.9%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동아제약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브랜드파워는 ‘박카스’인데, 박카스를 갖게되는 물적분할신설회사 ‘동아제약’에 배분된 자산가치가 현저히 부족해 “무형의 자산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외에도 네비스탁은 존속회사(동아쏘시오홀딩스, 가칭)와 인적분할(동아에스티, 가칭) 및 물적분할(동아제약, 가칭) 신설회사에 대해서도 ▲성장가능성의 한계 ▲비용중심의 사업구조 ▲비상장 자회사(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사업부)로 인한 존속회사 가치훼손 여지 ▲일반의약품 사업 소유권 이전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의 뜻을 드러냈다.
 
증권가 “합산기업가치 상승할 것” 대체로 긍정
 
이 와중에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로 입을 모았다.
 
대신증권 이종훈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주회사 체제 도입은 국내 제약업체 중 5번째인데, 이전 사례를 볼 때 분할 이전대비 분할 이후 회사 각각의 기업가치평가 제고를 통해 합산기업가치는 상승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분할 이후 동아쏘시오홀딩스(가칭)의 가치는 최소 4011억원의 가치를, 신설법인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가칭)은 기존사업가치 9877억원에 신약가치(슈퍼항생제 DA-7218) 3022억원을 합산한 1조 2899억원의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동양증권 김미현 애널리스트는 “동아제약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낮다는 문제를 갖고 있지만, 국내에서 대주주 지분율 확대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지주사 전환 형태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존속회사와 신설예정법인 모두 기존 사업부문을 비교적 균형있게 배분할 예정으로, 존속회사와 신설예정법인의 순자산 비율은 약 0.37: 0.63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분할 후 우려되는 적대적 M&A에 대해서 김 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현재보다 상승하고, 사업부가 여러 회사로 분할되면서 동사에 대해 종종 대두되는 M&A는 실현 가능성이 보다 낮아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화증권 정보라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전문약과 일반약 분리를 통한 경영 효율화 뿐 아니라 각 사업부별 신규 전략사업 추진에도 가속이 붙을 것이다”며, “홀딩스의 경우 동아에스티(가칭) 가치와 최근 성장성이 좋은 일반약 사업회사 가치에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비상장자회사 에스티팜, 자이데나 미국 허가 이슈가 있는 동아팜텍 가치까지 부각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지주사 분할 관련 임시주총 눈앞, 결정은?
 
동아제약이 오는 28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 발행주식총수 3분의 1이상 승인’이 결정조건이기 때문에 다른 주요 주주들의 찬반 여부에 따라 지주사 전환의 명암이 갈릴 예정이다.
 
동아제약의 주요 주주는 ▲강신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11.09%) ▲GSK(9.91%) ▲국민연금(9.5%) ▲한미홀딩스 외(8.71%) ▲오츠카제약 외(7.92%) ▲우리사주조합(6.68%) ▲녹십자(4.2%) 등이다.
 
이 같은 상황에 동아제약 관계자는 “(알려진 것과 다르게)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지주사 전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며, “찬성과 반대하는 입장의 명확한 범위도 중요하고, 네비스탁이 소액주주를 모두 대변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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