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절박한 심정 이용한 상술, 실제 효과는 없고 가격폭리 심각

유명 제약회사의 이름을 내건 ‘키 성장제’가 사실은 중소기업이 수수료를 주고 제약회사의 명의만 빌려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키 성장제’는 실제 효과는 없고 가격폭리는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시중에 ‘키 성장제’란 이름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어림잡아 20여 종.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자녀의 성장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악용해 거짓·과장 광고를 통해 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키 성장제’에 대해 피해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본지 닥터더블유 취재결과, 이러한 제품들은 ‘키 성장제’란 용어를 사용해 키 성장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실제는 객관적인 효과 검증 없이 유명 제약회사에 돈을 주고 명의만 빌려왔던 것.
 
또 제조업자(중소기업)-판매원(유명제약회사)-총판-대리점-소비자 등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공급가 대비 적게는 몇 배, 많게는 50배가 뻥튀기 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판매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제조업체의 공급가격 대비 최종 소비자판매 가격은 대부분 수배~25배 수준이며 일부 제품의 경우 최대 50배 수준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3개월 단위로 구성해 40만원 수준에서 판매하지만 키 성장 프로그램 형태의 패키지 상품으로 구성하거나 다른 제품(일반영양제)을 끼워 넣어 300~400만원에 판매하는 제품도 있었다.
 
◇ 소비자 피해는 어떤 것들이 있나

공정거래위원회 김정기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부당 광고 행위를 조사해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하면 엄정 제재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명 제약회사를 내세우는 제품에 현혹되지 말고 포장 용기에 적힌 제조원 등을 확인한 뒤 구입하기 전 식약청과 의사 등 전문가와 미리 상의하길 바란다”며, “부작용 증세가 나타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면 관련 영수증과 병원진단서를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먹는 ‘키 성장제’,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이런 보조제들의 성분을 살펴보면 칼슘 보충제거나 단순 아미노산 배합물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기본 단위이므로 우리가 입으로 섭취해 위로 들어가게 되면 위산에 의해서 모두 분해가 돼버리기 때문에 성장호르몬을 입으로 섭취해 191개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몸으로 흡수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몇 가지 성분들을 섞어 놓고 마치 성장에 큰 효과가 있는 것처럼 부풀려 광고되고 있었던 것.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는 “최근 소아들은 영양과잉이 더 큰 문제다”며, “적당한 운동과 숙면만으로도 성장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이는 있지만 여성은 평균 13~14세, 남성은 평균 15~16세 이전에 성장호르몬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이후 치료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겨울 방학기간, 키 작은 자녀를 둔 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키와는 무관한 단순 건강보조식품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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