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대혈 선두기업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를 만나다

바이오벤처 코스닥 상장 1호 기업, 삼성서울병원 교수 출신 여성 CEO, 엄친딸, 제대혈과 바이오 선구적 기업. 이 많은 수식어가 메디포스트와 이를 이끄는 양윤선 대표(사진)를 가리킨다.
 
2000년도에 창업해 지난 13년간 쉬지않고 달려오면서 우리나라 바이오관련 제도변화에까지 기여해온 기업 ‘메디포스트’를 이끌어온 양윤선 대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양윤선 대표는 삼성서울병원 의사시절 백혈병이나 소아암 환자들이 골수 이식을 받아야하는데 골수기증이 없어 해외에서 찾아보는 과정에서 ‘제대혈’이라는 것을 보관했다가 치료에 사용하는 것을 목격하곤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당시 여건에선 이른 감이 있지만 기업형으로 해보는게 어떤가 싶어 시작한 것이 지금의 ‘메디포스트’다. 양윤선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실행에 옮겼다. 무모하게 그랬던건데 지금까지 13년동안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바이오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았던만큼 ‘개척’해나가야하는 입장에서도 어려움은 많았다. 이거면 되겠지하고 예상해서 준비했던 것이 다음날 바뀌어있고,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제도가 미리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시행착오도 많았던 것. 그러나 바이오산업이 점차 뿌리를 내리면서 이를 상업화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많아지자 제도도 점차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양윤선 대표는 “줄기세포와 관련된 법이 없는 나라가 있는데, 그건 요구를 안해서다. 산업과 제도는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큰 무리수도 있었지만, 감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로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학 병원 교수라는 안정적인 타이틀을 벗고 사업가로 변신한 양윤선 대표는 이제 세계 최고 기업을 꿈꾸고 있다.
 
양 대표는 “우리 비전은 세계 1위 줄기세포기업이 되는 것이다. 해외에는 가능하면 빨리 진출할 것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진출과 관련된 국책과제도 따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메디포스트는 이미 글로벌화의 첫발을 내딛었다. 미국에는 메디포스트 아메리카가, 홍콩에도 현지법인이 설립됐다. 미국의 경우 폐치료제 같은 희귀의약품에 대해 수용도가 좋아 개발중인 뉴모스템의 임상시험을 진행해 직접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메디포스트는 중동과 캐나다, 호주 등에도 지속적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해외진출을 위한 파이프라인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뇌신경계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뇌졸중과 중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루게릭병 등에 관한 관련성을 찾고 이들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도 실마리를 찾고 있다. 폐질환 쪽에서는 급성호흡기증후군, COPD, 천식 등으로도 연구가 진행된다. 탈모나 치아 등과 관련된 카테고리도 있어 기존 연구에서 확산해 항노화 등 웰빙 개념에서도 접근하고 있다.
 
해외진출을 위한 성장기반이 될 제대혈 시장에 대해서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제대혈보관은 소아백혈병이나 소아암 치료를 위한 15년(단기)보관 프로그램이 보편적이었으나, 이에 대한 변화를 꾀하는 것. 최근에는 제대혈 이식으로 뇌성마비, 소아 당뇨, 뇌세포 재생 등에서 좋은 효과를 본 사례가 발표되고 있는 등 사용 폭이 넓어지고 있으며 제대혈 평생 보관 프로그램으로 성인들도 줄기세포를 보관하는 층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양윤선 대표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보관한다는 의미가 처음과는 달라졌다. 신생아는 현재 10% 미만이 제대혈을 보관하지만, 분만대비 보관하는 숫자는 점차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메디포스트는 내년 상반기 사옥이전을 통해 ‘판교 시대’를 맞이한다. 현재 공사 중인 사옥은 지하까지 합해서 연면적 1만 8000평이상 규모이며, 제대혈 보관과 자회사 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연구시설도 보다 확충된다.
 
양윤선 대표는 “많은 난치병이 있는데 이에 접근하는 의료 기술 중 재생의학 분야가 전망이 좋고 가능성이 있다. 모든 병을 해결할 순 없겠지만 좋은 기회를 환자에게 줄 수 있다”며, “국내 의료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바이오 부문은 부족한 면이 있는데 재생의료는 산학연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이니만큼 산학협력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줄기세포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양 대표는 “무조건 줄기세포는 아직 위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막연히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다”며, “갖춰진 제도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돼 출시된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선 가치를 인정해주시고 객관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는 13년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서 지금까지 이뤄낸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그러나 메디포스트가 지나온 발자취는 끊임없는 도전의 길이었으며, 메디포스트는 난관을 운만이 아닌 끈기와 기술력으로 극복해냈다. 세계 최고의 줄기세포 기업을 꿈꾸는 메디포스트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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