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보다 수입약 판매에 ‘매진’

유한양행과 한독약품 및 SK케미칼 등 상위 제약사들이 자체 의약품 개발 및 판매보다 외국 수입약 판매에 힘을 쏟는 등 다국적사의 유통 채널을 담당하며 국내 제약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 중 원외처방조제액 상위 10곳의 매출 상세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원외처방조제액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상품매출은 증가했다.
 
 
특히 매출대비 원외처방조제액 비중이 낮은 기업일수록 상품매출액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외처방은 병원들이 외래환자에 대해 병원외 약국에 처방전을 주는 전문의약품으로 제약사의 가장 중요한 매출원이다.
 
상품매출은 제약사가 직접 제조한 제품이 아닌 다국적사등 다른 제약사가 만든 완제품을 들여와 단순히 판매만 해 발생하는 매출이다.
 
원외처방액 상위 10대 제약사의 2012년 원외처방액은 총 2조 6954억원으로 2011년 3조 223억 원에 비해 1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10대 제약사의 상품 매출은 1조 3360억원에서 1조 5482억원으로 15.9%나 늘어났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금지 등으로 원외처방액이 줄어들자 다국적기업 등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들여와 집중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액 비중도 2011년 56.4%에서 작년에는 48%로 8.4%나 뚝 떨어졌다. 원외처방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상품 매출은 2011년 24.9%에서 작년 27.5%로 2.6% 포인트 뛰어 올랐다.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조제액 비율이 가장 낮은 제약사는 유한양행으로 작년 원외처방액은 2121억원으로 매출 대비 27.3%에 그쳤으며 상품매출은 4817억원으로 62%에 달했다. 제약사가 아니라 제약 유통사에 가까운 셈이다. 유한양행의 상품 매출 비중은 2011년 51.9%에 비해서도 1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다음은 동아제약(32.2%)→SK케미칼(33.8%)→일동제약(48.5%)→CJ제일제당(49.6%)등의 순으로 원외처방액이 매출의 절반에 못미쳤다.
 
반면 한독약품은 원외처방액 비중이 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풍제약(74%) →대웅제약(66.6%)→한미약품(56.8%)→종근당(56.2%)순으로 매출의 절반을 넘겼다. 한독약품이 원외처방 비중도 높지만 상품 매출 비중도 높은 것은 수입해 판매하는 의약품이 원외처방용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품 매출 비중이 가장 낮은 제약사는 종근당으로 11.8% 그쳤다. 이어 신풍제약(14.6%) 한미약품(17%) CJ제일제당(17.1%)도 10%대의 낮은 비중을 보였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의 원외처방조제액 매출은 제네릭 시장 규모가 정점에 달했던 2009년을 기점으로 다국적제약사들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약 판매는 결국 국내 제약사의 영업인력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점유율만 높여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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