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재 거부할 땐 언제고, 악의적 보도 운운

본지는 지난 5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동국제약의 잇몸치료제 인사돌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동국제약은 이달 5일 한 언론매체를 통해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악의적인 보도라며 일축하고 나섰다. 그동안 동국제약이 본지의 보도에 대해 음성적인 반응은 해왔으나, 이처럼 공식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동국제약의 인사돌에 대한 검증작업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지의 인사돌에 대한 주요 보도 내용은 ▲인사돌이 주장하는 치조골 재생은 염증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재생되지 않는다. 염증의 원인은 치태, 치석에서 발생되는 세균 때문이다. 이를 제거해야지 인사돌만으로는 치료하기 어렵다.(치과프랜차이즈 K원장) ▲인사돌은 치료약이 아닌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영양제이다. 통증을 완화시켜 치료됐다고 믿는 환자분들이 많은데 실제 병은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결국 이 약을 장기복용하면 돈도 버리고 치아도 버리는 것이다.(개인 병원 치과의사) ▲병원치료와 병행하는 경우 도움이 되지만, 인사돌만으로는 치조골 재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치조골 복원 단백질 임상연구를 진행한 한 종합병원 치과보철과 교수) 등 실제로 인사돌을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의사선생들의 의견을 담고 있다.
 
인사돌에 대한 취재는 동국제약이 혹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악의적인 생각을 갖고, 고의로 이루어진 표적취재가 아니라 다른 부분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나 본격적으로 인사돌 효능에 대해 취재가 이루어졌다.
 
동국제약에 먼저 질의 한다. 취재가 시작됐을 당시 동국제약은 취재에 응했는가? 언론의 취재는 당연히 한쪽의 주장에만 취우 쳐서는 안 되는 것이 철칙이다. 그렇기에 동국제약에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동국제약은 이 같은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으로 시작된 취재에 대해 동국제약은 “할 말 없다”, “전화 끊어라”, “쓰고 싶은데로 써라”, “너희가 좋을 것 없다”라는 말로 일관되게 취재를 거부해 왔다.
 
언론의 소명은 법정의 재판장관과 같은 판관 노릇이 아니다. 언론의 소명은 전달자에 있다. 그것이 아무리 소수의 의견이고 주장이라고 해도 우리 사회에 전달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 소명을 다하고자 노력한 본지가 비난 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취재 거부로 일관해온 동국제약 관계자가 비난 받아야 하는 것인가.
 
다음으로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 보자.
 
먼저 한 언론과의 취재를 통해 동국제약은 식약처에서 허가한 의약품을 문제 삼는 것이 우습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의약품은 수 만 가지에 이른다. 이들 의약품 가운데 부작용 논란이나, 효능효과 문제가 지적돼 ‘의약품 판매금지’ 등의 조치를 당한 의약품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현재도 일본계 다국적사의 의약품(방광암 부작용), 국내 제약사의 의약품(집중력치료제)에 대해 부작용 또는 효능효과 문제로 식약처에서 의약품 재심사·재평가가 논의되고 있다.
 
이들 제품 역시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의약품으로 우리 사회 일각의 지적이 언론을 통해 보도화 되고 이 같은 지적에 의해 재심사·재평가가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동국제약의 인사돌 역시 효능과 효과에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허가를 받았다 할지라도 다시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동국제약 인사돌은 무슨 식약처의 비호아래에라도 있는 의약품인가? 최근 본지는 동국제약 인사돌의 ‘대한민국 대표 잇몸약’ 광고카피가 소비자들로부터 이 약이 가장 좋은 약인 것처럼 호도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동국제약이 모바일을 통해 ‘대표’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광고한 것이 사실이고, 광고심의를 받지 않은 것 같지만 굳이 처벌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처벌해야하나 처벌 하진 않겠다는 것이다. 식약처와 동국제약의 관계는 무엇인가 묻는다.
 
분명 정부기관인 식약처는 국민의 건강을 우선으로 챙기는 것이 소임이다. 기업체를 비호하고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넘어갈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음으로 동국제약은 인사돌 효능에 대해 지적하려면 구체적인 실험 자료 등을  내놓으라고 했다.
 
취재 과정에서 구체적인 실험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동국제약도 마찬가지다. 그저 식약처가 허가한 의약품을 문제 삼는 너희가 나쁜 놈들이다는 식이다.
 
동국제약이 인사돌 효능, 효과 실험 자료를 내놨다면, 이 자료를 근거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보다 심층적인 취재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본지 취재에 응해준 관계전문가들은 현직 의사선생 내지 종합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치조골 치료의 권위자들이고 이들의 의견은 보다 많은 의료계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국제약은 이를 의료계 일부의 치기어린 주장으로 폄하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항상 큰 힘과 작은 힘이 상존한다. 동국제약은 막대한 자금력과 인맥을 가진 큰 힘이다. 이 큰 힘을 가지고 막으려 들 것이다. 하지만 동국제약 보다 더 큰 힘은 우리 사회 개개인 대중이다. 사회 일각의 작은 목소리가 점점 커져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우리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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