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사에만 열 올리는 제약업체 지원 중단해야...작지만 강한기업 만들자

제약업계에 매우 바람직한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제약업계의 휴가시즌인 지난주 1주일간 국내 의약품 수출과 관련된 기분 좋은 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JW중외그룹이 ‘수액제’를 국내 제약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 수출을 성사시키고, 한미약품의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캡슐’이 미국 FDA로부터 국내 개발 개량신약 중 최초로 시판허가를 획득하고,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가 중남미시장을 뚫는 등등 쾌거가 이어졌다.
 
이를 두고 정부에서는 올해가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 원년이 될 것이란 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가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 원년이 될 것이란 말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우선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의약품이 전 세계로 진출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음으로는 국내 제약업계의 재편을 의미한다고 본다.
 
우리 의약품의 해외시장 진출은 앞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 정확한 해외시장 분석과 해외시장 진출 전략, 해외 한인 상공인 등 인프라 활용방안, 정부의 수출 지원방안 등등 정부와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이 우리 제약업체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혁신형 제약업체 지원’이 ‘특성화 제약업체 지원’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것이다.
 
JW중외제약만 해도 큰 이익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지정 의약품인 ‘수액제’를 꾸준하게 생산, 공급해 왔다. 한미약품도 마찬가지로 ‘개량신약’ 개발에 꾸준하게 연구 투자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녹십자 역시 ‘백신’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제약업체들의 특성화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국내 제약업계의 오랜 숙원인 글로벌기업의 탄생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본다.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이, 자동차가, 반도체가, 문화(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갈 때, 제약산업은 국내 시장에서 해외 다국적제약사들을 맞이하는 형국이었다.
 
이제 국내 제약업체들이 아직은 미약하지만 뭔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지정한 혁신형제약 업체들 가운데는 연구개발은 뒷전이고 그저 약장사에 열을 올리는 제약업체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러한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발목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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