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UN기구 수장 맡아 인류 질병퇴치·사회봉사에 헌신

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와 한미약품(주)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회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 수상자로 한국인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故 이종욱(李鍾郁) 박사<사진>가 선정됐다.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운영위원회는 지난 6일, 인류의 질병 퇴치와 사회봉사활동에 평생을 헌신하며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UN산하 국제기구 수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고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을 제1회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고 이 전 사무총장은 당초 공과대학을 졸업했지만 질병퇴치를 통한 사회봉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의학을 공부해 197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질시와 냉대를 받았던 나병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나자로 마을에서 헌신적인 열정을 쏟았으며, 졸업 후 봉사의 인생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주변 환경이 열악하고 각종 질병이 만연하던 서사모아섬 열대의료센터에 지원해 열대풍토병, 나병 연구에 매진했다. 한국 원양어선 선원 진료에도 나섰다.
 
1983년 인류건강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일념으로 WHO에 입사해 남태평양 오지에서 한센병 환자 의료봉사를 시작했으며, 1994~1998년 WHO 본부 백신국장 재직시에는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시아 등 빈곤국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WHO회원국들에게 적극적인 지원과 호소로 펀드를 조성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지구상에서 풀리오(소아마비)의 완전 퇴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98~2002년 WHO사무총장 특별대표, 결핵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북한을 방문해 의료실상을 살피고 인도적 측면에서 북한의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적극 지원했다. 
 
서남아시아 쓰나미와 인도, 파키스탄의 지진 등 대규모 재난재해시 이재민 구호에도 적극 나섰으며, 사스를 비롯해 범세계적인 유행과 피해가 예견되는 신종 인플루엔자 등 질병 퇴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2003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UN산하 전문기구인 WHO 제6대 사무총장에 당선돼 현안사항이던 담배규제협약 체결을 이끌어냈으며, 집요한 조정을 통해 국제보건규칙 개정을 단기간에 성사시키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오다가 2006년 5월 22일 향년 6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2005년 자랑스러운서울대인상, 2004년 적십자 인도장 금장, 2004년 타임지 선정, "세계 영향력 있는 100인", 2003년 한국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국제봉사부), 2002년 대한민국 모란장 등이 수여됐다.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은 의협과 한미약품이 의학과 의술 및 보건의료정책의 발전, 인류복지증진에 공헌한 의사 회원 또는 단체를 선발, 포상하기 위해 공동으로 제정했다. 부상으로 1억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시상은 11월 14일 오후 6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장보고홀에서 열릴 의협 창립 100주년 기념 전야제에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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