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사회적인 큰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비만 문제에 대해 현재 중구난방식 대처법이 난무하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분명히 이 문제에 대한 해소의 중심은 의사가 돼야 합니다”

 
 대한비만학회 최웅환 회장(한양대 의대 내과학 교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데 다이어트나 운동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들에 타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나 결과는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미국에서 저지방 식사와 비만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영양학적 측면에서 어느 영양분 한가지를 제외해도 그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며 운동도 마찬가지로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 회장은 “비만은 그 자체보다 당뇨·고혈압·고지질증 등을 수반하고 심하면 심근경색·뇌졸중 등 치사율이 높은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게 된다”면서 “최근들어 각처에 비만 관련 전문 클리닉이 들어서고 의과의 대다수의 과가 비만을 적용하려는 추세가 일반화되는 등 원칙없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대다수科 비만적용…원칙없이 왜곡
 
 
 최웅환 회장은 “의료분야 외에도 영양사, 한의사, 운동치료사, 피부관리사 등 비만을 관리하는 분야가 적지 않다”면서 “비만에 관한 한 반드시 의학적 근거중심으로 접근돼야 하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비만치료약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인정 등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비만 문제에 대해 이슈만 제기됐지 근거 있는 해결책은 어느 누구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의사들이 감량과 관련된 약제를 처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지만 이에 대한 접근법을 앞으로는 달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비만은 비단 체형의 문제로 한계를 그어선 안되고 반드시 대사장애의 위험 요소 교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향후 의사 중심의 근거 중심적 치료방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최 회장은 인터뷰 내내 누누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비만 문제에 관한 한 ‘세상이 혼란스럽다’라고까지 표현하면서 “비만은 단지 생활 습관에서 야기되는 현상이라기 보다는 안전한 약제를 사용하면 행동을 수정하지 않아도 예방이 가능하며 의사들도 새로이 개발되는 약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한비만학회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학술’이라고 단정지으면서 학술의 발전을 기하는데 가장 역점을 두고 있으며 앞서 얘기한 치료방법에 대한 교육에 치중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학술발전에 역점…치료방법교육 치중
 
 
 이의 일환으로 회원들에게 비만의 병태생리에 대한 과학적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에너지 균형을 위한 중추신경계의 식욕 조절 시너지 전달체계 규명 등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비만치료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해나간다는 것이다.

 
 이번 4월8일 개최되는 학회 심포지엄에서는 최근들어 새롭게 이슈화되고 있는 줄기세포 및 지방세포 분화에 대한 접근이 시도된다.

 
 최 회장은 “이번 춘계 심포지엄에서는 지방세포 분화에 관여하는 다양한 물질들과 줄기세포로부터의 분화관계 등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짚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비만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 됐지만 새 약제 개발이 늦어지면서 시장이 이상한 방향으로 왜곡돼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만의 유병율 증가 속도와 각종 매스컴의 관심 증폭 수준에 비해 과학적 연구 및 약제 개발에 대한 진척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이 아쉽다면서 이 문제는 앞으로 점차 해소돼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최 회장은 향후 빠른 시일 내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비만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현재의 비만 치료에 대한 중구난방식 이론을 제어하는 한편, 이를 치료의 지침서로 삼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대한비만학회는…
체계적인 비만관리 전략 수립에 고심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을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고 비만환자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1992년에 창립됐다.

 
 현재 6,43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대한비만학회는 지금까지 의료인을 포함한 영양사, 운동치료사 등이 참여하는 학회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 가지의 방향설정 및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학회는 비만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1999년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실시한 대민 홍보 및 의사 교육을 위한 대민 홍보 강좌 및 역할극을 꼽을 수 있다.

 
 학회는 이와 함께 국제적인 수준의 학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도 그동안 회원들의 뜻을 모아 열심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 10월 일본비만학회와 공동으로 제1차 한일 비만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물론 최근 제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회(Asia Oceania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Obesity) 학술대회도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AOASO는 북미비만학회 등과 함께 세계비만학회 산하 권역 협회 중 하나이며 매 2년마다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전 국가적 차원에서 더 늦기 전에 하루 빨리 체계적인 비만관리 전략이 수립되고 진행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면서 이같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 “비만학 관련 다양한 영역 총망라”
 
 
 대한비만학회는 8일 잠실롯데호텔에서 춘계 학술심포지엄 및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학회는 평소 비만학에 관심이 많은 여러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 연구하고 경험한 비만학의 지식정보와 기술들을 교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성껏 마련했다.

 
 이같은 기준 하에 비만학과 관련된 기초의학을 비롯, 임상의학, 역학, 영양학, 스포츠학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이 총 망라된 내용이 다뤄졌다.

 
 이날 학술심포지엄은 심포지엄 1은 'Morbid Obesity'란 주제로 순천향의대 이동환 교수가 '소아', 고려의대 조민영 교수가 '성인'이란 제목으로 각각 강연을 실시했다.

 
 또 심포지엄 2는, 'Gene & Obesity'란 주제로 제일병원의 김성훈 교수가 '비만에서 유전자 검사의 의의', 보건복지부 김경호 팀장이 '비만에서 유전자 검사 현황 및 정책방향' 등의 제목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또 Plenary Lecture에서는 서울대 강경선 교수가  'Stem cell(adipose tissue)'이란 제목으로, Luncheon Lecture에서는 성균관의대 박용우 교수가 '비만치료제 반베시의 효능과 안전성' 등의 제목으로 화두를 던졌다.

 
 이후 오후 1시30분부터 실시되는 심포지엄 3에서는 울산대 유리나 교수가 'Inflammation', 성균관의대 이원영 교수가 'Glucocoritcoid & 11beta-HSD1', 경희의대 박승준 교수가 'Gut-brain neuropeptide'란 제목으로 각각 강연했다.

또 'Sponsored lecture'에서는 성균관대 강현식 교수가 'Physical Activity 측정을 통한 대사증후군 예방 및 치료시스템'이란 제목으로, 이어 심포지움 4는 'Lifestyle and Obesity'란 주제로 고려의대 김선미 교수가 '수면과 비만', 식약청의 박혜경 씨가 '트랜스지방과 비만', 서울대 주달래 교수가 '음주패턴과 비만', 서울대 김연수 교수가 역학연구를 통한 신체 활동과 비만'이란 제목으로 각각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