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 윤도준 회장, 4세대 경영권 승계-순환출자 구조 어떻게 풀어낼지

동화약품의 대표 품목인 까스 활명수 생산공정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화약품이 4세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제약업계에는 현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사진, 3세대)이 서서히 경영권을 자녀에게 인계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순환출자 구조를 이용해 동화약품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회장의 5%대에 불과한 지분율이 4세대 경영체재 구축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 2008년 회장에 취임한 윤 회장은 동화약품 지분 5.13%와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동화지앤피 지분 8.86%를 보유하고 있다.
 
동화약품의 4세대 경영체재를 위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윤 회장의 장녀 윤현경 이사는 0.06%, 장남 윤인호는 0.08%를 보유하고 있다.
 
동화지앤피 15.23%와 가송재단 6.03%를 합친 21.25%를 제외하면 윤 회장 관계자가 보유한 동화약품 지분은 9.95%에 불과하다.
 
윤 회장은 친인척들의 지분을 합쳐도 10%에 미치지 못하는 지분율로 동화약품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한자릿수 지분율로 동화약품을 장악하기 위해 계열사인 동화지앤피, 동화개발, 흥진정공과 가송재단을 이용한 거미줄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었다.
 
거미줄 순환출자라고 이름 붙인 것은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인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 같은 고리 방식이 아니라 방사형으로 복잡하게 얽여있기 때문이다.
 
동화약품 계열사로는 유리병을 제조하는 동화지앤피, 포장용 상자 등을 제조하는 동화개발, 냉각기·방열판·병마개를 제조하는 흥진정공이 있다. 학술 연구 지원사업을 하는 가송재단이 있다.
 
동화약품의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 구조를 살펴보면, 동화약품 지분은 △동화지앤피 15.23% △가송재단 6.03% △동화개발 0.77% 등으로 구성됐다.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동화지앤피 지분은 △동화개발 19.81% △가송재단 10% △동화약품 9.91% 등으로 구성됐다.
 
동화개발 지분은 △동화지앤피 46.07% △동화약품 33.81% △흥진정공 9.72% 등이며, 흥진정공 지분은 △동화약품 29.58% △동화지앤피 13.96% 등으로 구성됐다.
 
동화약품 지분구조는 이 같이 동화지앤피, 동화개발, 흥진정공, 가송재단이 칡뿌리처럼 얽히고설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그림을 첨부했다.
 

결국 동화약품 오너일가는 낮은 지분율을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 여러 곳을 만들고, 그 계열사들이 동화약품의 지분을 보유하고 동화약품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꽃놀이패’ 구조를 생각해 낸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기업 역사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는 동화약품이 4세 경영체제를 무리없이 진행하려면 윤 회장에게 ‘꽃놀이패’ 같은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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