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유한, 대웅, 한미 등 국내 상위 제약사 역리스크 대비해야

다국적 제약사와 코프로모션(Co-promotion)을 통해 도입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등 국내 상위제약사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한화투자증권의 제약·바이오 보고서는 국내 상위제약사들이 지난 2012년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출과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도입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신약 연구·개발 보다 단기 실적 개선에 급급해 다국적 제약사의 블록버스터 품목 도입에만 매달린다면, 자체 개발한 의약품의 매출 비중 하락, 코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실적하락 리스크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2년 정부가 추진한 제네릭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로 상위제약사들은 2007~2010년 주력했던 제네릭 영업에서 오리지널 품목 확대와 수출로 성장전략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마침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과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시장 침투로 성장률이 둔화되던 다국적 제약사와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코프로모션 체결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의원급 비중이 높고, 밀착 영업이 필요한 국내 의약품 시장 특성상 다국적 제약사들은 매출확대 혹은 시장방어를 위해 대규모의 영업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규모 영업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을 견인할 오리지널 의약품이 없었던 국내 상위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간에 서로 전략적 요구사항이 딱 들어 맞았던 것이다.

이에 다국적 제약사는 종합병원급 영업을 담당하고, 국내 상위제약사는 의원급 영업을 담당하며, 품목매출은 필요에 따라 국내 제약사의 매출로 산정하거나 혹은 수수료 매출로 정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게 된다고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정보라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도 이 같은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들간의 마케팅 파트너십은 있었지만 최근 더욱 이슈가 되는 것은 유한양행의 성공사례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약가인하로 내수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때 유한양행은 홀로 원외처방뿐 아니라 실제 매출도 20%가 넘는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코프로모션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완벽히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코프로모션 품목은 비리어드(B형간염), 트윈스타(고혈압), 트라젠타(당뇨)이다. 지난해 주요 코프로모션 품목으로만 매출액 2000억원 내외의 실적을 달성, 올해에도 1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음달 특허만료 예정인 크레스토(고지혈)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도 체결했다. 대웅제약 역시 바이토린(고지혈), 자누비아(당뇨), 올메텍(고혈압), 세비카(고혈압) 등 블록버스터들 공동판매로 코프로모션 수수료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3분기에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한미약품은 최근 한국MSD와 연간 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8개 품목에 대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일동제약은 다케다제약-아스트라제네카와 당뇨치료제를, 안국약품은 화이자의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등 다국적 제약사-국내 제약사 마케팅 제휴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코프로모션의 확대 이면에는 자체 개발 품목의 매출 비중 하락, 마진 악화, 코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실적하락 리스크, 코프로모션 체결을 위한 경쟁 심화에 따른 수수료 인하 효과 등 부작용도 있다고 정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은 지난해 대규모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상품 비중 증가로 인해 원가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이익률이 하락했다”며, “대웅제약은 계약종료와 체결을 반복하면서 실적 가시성이 떨어진 상태이며, 무엇보다 국내사 간의 수수료 마진인하 경쟁으로 이익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코프로모션으로 인한 일시적 외형 성장 보다는 장기적으로는 해외시장에 수출을 확대하여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국내 제약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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