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정맥 명의 김영훈 원장, 올해 초 26대 원장 취임

▲ 김영훈 고려대안암병원 원장
김영훈 고려대안암병원 원장(사진)은 부정맥 부분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술기와 학회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이 시대 손꼽히는 명의다.

국내 처음으로 부정맥의 한 종류인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전극도자절제술’을 도입하고 부정맥센터를 열었다. 독창적인 수술법 개발로 부정맥 관련 아시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APHRS) 회장을 맡아 아시아-태평양 부정맥 치료 술기의 선진화는 물론, 탁월한 학회조직경영을 통한 부정맥 분야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김 원장은 고려대안암병원 부정맥 치료를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도전과 창조 경험을 살려 환자 최우선의 가치를 지향하는 ‘The BEST’ 병원이자 대한민국의 메이요 클리닉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올해 초 26대 고려대안암병원 원장에 취임한 김 원장이 강력한 추진력과 창조적 리더쉽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하는 △The BEST 고려대병원 △지역병의원과 상생의 발전모델 KU-메디컬 파트너십 구축 △의료산업 성장벨트 홍릉밸리에 대해 들어봤다.

환자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The BEST 고려대병원을 목료를 삼은 이유는.
“환자로부터 존경받는 병원 1위, The BEST 고려대병원이 나의 꿈이다. 고려대병원을 믿고 귀중한 생명을 맡겨 주신 환자들의 그 간절한 믿음에 보답하는 길은 단 하나, 최상의 치료 결과로 감동을 안겨드리는 것이다. 병원에 탁월한 의료인과 좋은 직원들이 넘쳐나고 하드웨어가 뒷받침 되면 실현될 수 있다. 또한 JCI 인증, 연구중심병원 선정, 해외환자 증가 등 많은 성과들이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결승선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출발선에 서 있다.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며, 병원의 미래를 좌우하는 전략적 임무에 집중하겠다”

▲ 고려대안암병원

환자중심, 센터중심의 첨단 진료 실현을 위한 글로벌 전문진료센터 육성으로 세계 의료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은.
“고려대병원의 진료는 그동안 환자중심, 질병중심, 센터중심으로 재편됐다. 이러한 흐름과 ‘글로벌 특성화 센터 육성’이라는 발전 전략에 발맞춰 임상역량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외과 허브를 적극 지원할 가시적인 계획들을 수립하고 있다. 가장 먼저 최소수혈외과병원 구축을 통해 수혈로 인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수혈 거부감과 우려를 나타내는 환자들에게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계적인 외과병원의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2월 TFT를 발족한 데 이어, 해외 벤치마킹, 원내교육, 최소수혈 대안마련 등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병원의 이 같은 목표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단결이 중요하다. 하지만 안암병원이 구로, 안산병원에 비해 내부 단결이 잘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안암병원의 조직이 경직돼있다. 부서간에 화상회의만 하고 부서장을 만날일이 없었다. 이에 3개월에 한 번은 부서장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부팀장 이상은 일년에 두 번 이상 함께하는 자리를 갖겠다. 직종을 떠나 연령별로 만나는 자리와 임상과 비임상간 서로 만날 수 있는 자리도 준비하겠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최근 로봇수술이 외과수술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고려대병원의 로봇수술 수준은.
“고려대병원의 로봇수술은 이미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김선한 교수(대장항문외과)는 직장암 로봇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에서 현지인이 찾아올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메이요 클리닉에 김 교수의 대장-직장암 로봇수술이 생중계 된 것은 물론, 독창적인 수술법이 수술용 로봇의 직장암 수술 프로토콜로 소개되며, 전 세계에 가장 적절하고 표준화된 진료법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갑상선암, 부인암, 위암 등 다양한 분야의 외과의사가 로봇수술센터를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술용 로봇의 도입과 의료진에 대한 지원은 로봇수술센터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 장면 이미지

실력을 갖춘 외과 의료진이 있어야 가능한 장기이식분야에서 고려대병원이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는.
“장기이식분야에서 혈액형 불일치 장기이식, 타 병원에서 사용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장기의 이식 등 고위험 환자의 장기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또한 국내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장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외국에서까지 장기이식을 위해 고려대병원을 찾을 수 있는 글로벌 외과허브의 진면목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고려대병원은 국내 외국인 신장이식 1위, 간이식 2위라는 쾌거를 이뤄낸 바 있다. 이외에도 ‘1 for 7’ 한명의 환자를 위해 각기 다른 7개 진료과의 여러 의사가 함께 다학제 협진을 활발히 진행함으로서 환자 최우선의 진료를 실현하는 센터에 대한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지원도 계속할 예정이다”

고려대병원은 다른 의료기관 보다 특히 지역 병의원과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고려대병원은 지역 병의원과 지속적인 상생과 공생의 관계를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KU-메디컬 파트너십’모델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지역 병의원 역의뢰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지역 병의원에서 의뢰받은 환자를 다시 보내는 차원을 넘어, 고려대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역 병의원의 진료가 필요하게 됐을 때, 협력 병의원에 의뢰함으로서 환자의 편의는 물론 지역 병의원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서 협력 지역 병의원을 추천할 수 있는 ‘지역병의원 추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환자의 주소지와 질환을 근거로 가까운 병원에 진료를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협력 병의원 의료진에게 전문적인 의료기술 지원 방법은.
“e-컨설팅 시스템을 구축해 진료협력센터 홈페이지 내에서 협력 병의원 의료진들이 본인의 환자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묻고 고려대병원 의료진이 답하는 Q&A 공간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응급환자를 의뢰할 때 사용하는 교수직통 핫라인과 달리, 환자를 직접적으로 의뢰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역 병의원에서 진료하는 환자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최신 지견이 필요할 때 자문을 구하고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려대병원은 △협력 병의원 의뢰 암환자 하이패스 △협력 병의원 직원 직무 및 서비스 교육 △찾아가는 연수강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역 협력 병의원의 최상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 년전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려대병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 상황과 전략은.
“고대병원은 초진환자의 10%를 외국인 환자로 유치할 계획이다. 국제진료센터의 2013년 외국인 환자 수는 전년대비 90%가량 증가한 상태로, 진료실적 역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마다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국제진료센터의 원동력은 몽골, 러시아을 중심으로 특화된 외국인 환자 및 장기이식, 심장시술 및 수술 등 중증도 높은 환자의 유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 환자의 80%는 몽골·러시아·카자흐스탄 등에서 왔으며, 이들 중 90%는 장기이식을 위해 고려대병원을 찾은 환자다”

“고려대병원은 △외국인 환자의 저변 확장을 위해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와 접촉을 활성화하며 환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 고려대안암병원을 찾은 외국인이 빠르게 진료받을 수 있는 △하이패스 진료 시스템 구축은 물론, 해외 협력병의원 구축을 통해 환자가 진료 후 고국에 돌아간 이후에도 대한민국의 의료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외국인 환자 귀국 후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고려대안암병원 첨단의학센터 이미지

고려대병원의 오랜 숙원사업인 첨단의학센터 건립 진행은 어떻게 되가고 있나.
“병상총량제의 시행으로 향후 병상증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촌세브란스 암병원, 이화의료원 마곡지구 신축 등 경쟁 병원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짐에 따라 고려대병원의 네임밸류에 걸맞은 시설과 진료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첨단의학센터 건립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 집행부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첨단의학센터의 건립을 올해 안에는 가시화하겠다. 현재 첨단의학센터의 설계는 진행 중인 상태로 자금을 확충해 신속한 건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 고려대안암병원 위치 이미지

고려대병원이 의료산업 新 성장벨트 ‘홍릉벤처밸리’를 선도하려는 이유는.
“고려대병원은 주변에 고려대의과대학, 이공대, 생명과학대, 보건과학대를 비롯해,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경희대 등 연구소 10여곳, 병원, 대학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과 아카데믹 메디컬 클러스터를 구축해 연구자원을 공유하는 개방형 연구개발을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고려대병원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의료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개발 추진 중인 산업체와 대학, 연구소 등이 시너지를 내기에 최적화된 ‘홍릉벤처밸리’에도 인접해 있다. 이러한 지리적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연구개발 효과를 극대화해 향후 국가 산업을 이끌어 갈 선도적인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 해 나아가겠다. 창조적이고 우수한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앞으로 지적재산권 확보 및 기술산업화 전략과 관련된 국책연구를 수주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내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상헌 연구부원장, 김신곤 기획실장, 이성호 교육수련위원장, 손장욱 적정관리위원장, 권병창 경영관리실장, 조윤수 간호부장 등이 참석해 ‘환자최우선 The BEST 고려대병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자의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에 김 기획실장은 “서울대병원은 국가를 말하지만 민족을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려대는 전통적으로 민족을 말했다”며, “고려대병원이 탈북자에 대한 자료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통일 후 북한 주민들이 만성질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연구하겠다”고 말해 분단된 국가를 넘어서 민족을 함께 아우르겠다고 서울대병원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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