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식품이 "중독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폴 케니(Paul Kenny) 박사는 베이컨, 소시지, 치즈케이크 등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인스턴트 식품이 마약처럼 뇌의 핵심 보상중추를 지나치게 자극, 쾌감을 유발함으로써 먹지 않고는 못 견디는 강박섭식장애(compulsive earing disorder)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AFP 통신 등이 28일 보도했다.
 
케니 박사는 쥐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인스턴트 식품에 중독된 쥐들은 기분나쁜 전기충격을 가해도 인스턴트 식품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정상적인 먹이로 길러진 쥐들에 인스턴트 식품을 주기 시작하자 입맛이 바뀌면서 하루 종일 주는대로 인스턴트 식품을 먹어댔으며 몸무게는 점점 불어났다.
이들은 다리에 전기충격을 가해도 아랑곳없이 먹어댔다. 균형된 먹이만 주고 인스턴트 식품은 거의 주지 않은 다른 쥐들은 전기충격을 가하자 먹이를 포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인스턴트 식품을 끊고 정상적인 먹이를 주자 단식투쟁이라도 하듯 2주 동안이나 먹기를 거부했다.
 
연구팀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뚱뚱해진 쥐들의 뇌를 살펴 본 결과 코카인, 헤로인 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도파민2 수용체(D2R)가 줄어 있었다.
코카인 사용자는 처음엔 도파민2 수용체의 과도한 자극으로 쾌감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과다분비되지만 시간이 가면서 우리 몸은 이에 적응하기 위해 도파민2 수용체의 활동을 줄이게 된다.
 
이처럼 뇌의 "보상반응"이 줄어들면 코카인 사용자는 더 자주 코카인을 투여하고 투여량도 늘리게 돼 결국 중독상태에 빠져든다.
 
비만도 마약중독과 마찬가지 메커니즘에 의해 비만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도파민2 수용체가 줄어들면서 점점 더 많이 먹게되는 강박섭식장애로 이어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케니 박사는 설명했다.
 
도파민2 수용체는 신경세포 표면에서 도파민과 결합하는 곳이다. 도파민은 섹스, 음식, 마약에 의해 분비되는 쾌감유발 신경전달물질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온라인판(3월28일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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