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는 담뱃값 인상을 하면서 세수확보 차원이 아니라, 금연운동 확산을 위한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국회는 한술 더떠 담뱃값 인상을 시행한지 두달도 채 안 돼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저가담배 도입 검토라는

    ▲ 곽병태 닥터W 발행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인층과 서민을 위한 저가담배 도입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제는 올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의식해 유권자의 표 이탈을 막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봉초담배를 저소득층들의 담뱃값 인상에 따른 고통을 완화해 줄 수 있는 대체제로서 검토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에서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담뱃값 인상을 해놓고 이제와서 저가담배라니”, “우리가자판기냐”, “저가담배 말만 나와도 역겹다”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번 정책에 대한 정부와 국회에 대해 민심이 어떤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민심이 분노하자 당초 저가담배 논란의 책임자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검토차원에서 이야기을 했지 당장 추진할 계획은 없다”며 분노하는 민심을 돌리기에 나섰다. 결국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되었다.

국회는 이를 무마라도 하듯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과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니코틴 용액의 니코틴 함량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필자는 고교시절 친구가 무심코 건네준 담배를 호기심에 시작해 60여년이 넘는 인생에서 46년 세월을 피우게 되었다. 대학시절에는 ‘풍년초’를 파이프에 넣어 핀 일도 있었다. 담배는 한 번 피우기 시작하면 끊기 어렵다. 이는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이 뇌에서 쾌락과 관련회로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담뱃갑에 혐오스런 그림을 도입한다고 했지만, 과연 얼마만큼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 또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경고성 그림을 보고 금연해야겠다는 애연가들이 얼마만큼 있을까? 대부분 흡연 초기인 청소년이나 일부 애연가에게는 가능하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힘든 담배 금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릴 때 부터 담배로 인한 피해를 각인시키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정말 인체에 위험하다”는 조기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연구역 수시 점검과 계도 등 지금보다 더 금연 지도단속을 강화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정부와 국회는 진정 국민건강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면밀히 세워 추진할 때, 이번 정책시행으로 드러난 문제점과 지금까지의 국민불신을 모두 종식시킬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