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견지명의 악성역병 대비책 본받아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서남의대 명지병원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소용돌이 속에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명지병원은 메르스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미 1년 전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악성 전염병 대비책을 미리서 세웠으니 그야말로 선견지명이 있는 예방의학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병원 감염내과 이꽃실 교수가 메르스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5월경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 환자가 대거 나오고, 치사율이 40%를 웃돌자, 이 교수팀은 메르스 신종 감염병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한 전담팀을 바로 발족시켰다.

이 교수는 "국가 간 교류가 빈번한 상황에서 해외 신종 전염병은 반드시 우리나라에 오고, 국내에 오면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을 운영하는 우리 병원에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감염관리 간호사, 행정직원 등 80여명이 두 달 동안 분야별로 수차례 회의를 가지며, 메르스 환자 입원 시 격리병상과 의료진을 어떻게 운영할지 매뉴얼을 짰다.

아니나 다를까 이 교수의 예측은 정확했다. 명지병원이 메르스 대책팀을 꾸린지 일 년이 다 돼 가는 지난 5월 20일 국내에 메르스 1번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교수의 진두지휘 아래 명지병원도 메르스 전쟁을 치렀고, 결과적으로 5명의 메르스 환자를 모두 완치시킨 후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의료진 감염도 전무했다. 그 비결은 이 교수팀이 1년 전부터 메르스 국내 유입에 대비하여 완벽하게 대응 체제를 갖춘 데 있었다는 평가다.

언론은 이 교수를 '여자 이순신'으로 치켜세우면서 명지병원을 '메르스 명지대첩'의 산실이라고 칭송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는 아직 진행형이지만 그 소용돌이 속에서 이 교수팀이 보여준 유비무환의 정신과 우리 의료진들이 보여준 희생정신은 값진 교훈이자 ‘메르스 징비록’에 기록하여 길이 남길만한 치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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