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쾌유기원 카드전달서비스’ 확산돼야

메르스 사태 와중에 의료소비자들의 병의원 등 의료기관 접촉 행태와 관련된 문화에 대한 반성이 확산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관심과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우리의 후진적 병문안 관습이다.

가족이나 일가친척, 또는 친지, 직장동료, 선후배 등 자신과 인맥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병을 얻어 입원하게 되면 병문안은 당연시되는 미덕의 하나라고 여겨져 왔다. 마치 혼례나 상례 등 애경사를 챙기는 것처럼 병문안도 거의 미풍양속 마냥 철저하게 지켜져야 하는 관습처럼 굳어져 버린 문화이다.

조문이나 결혼식에 가지 않으면 인간관계에 크게 균열이 생기는 것처럼 병문안을 가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도 우리의 인지상정이 돼버렸다.

이러한 병문안 문화가 메르스 사태로 미덕이 아니라 ‘악덕’이 될 수 있음이 여실하게 노정됐다. 감염병 전달 주요경로로 병문안 문화가 이번에 분명하게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수립돼야 함은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이 같은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우리의 병문안 문화에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은 10일 ‘쾌유 기원 카드 전달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쾌유 기원 카드 전달 서비스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입원한 환자에게 안부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비스이다.

강북삼성병원 홈페이지와 모바일에서 쾌유 기원 카드 전달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환자의 가족이나 친지 등이 환자에게 안부 메시지를 작성하면 종이 카드에 내용을 담아 담당간호사가 직접 환자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이다.

강북삼성병원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수술환자에게 응원 영상과 편지를 보내는 ‘희망메시지’ 서비스를 운영해 환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는 이번 쾌유 기원 카드 전달 서비스가 빠르게 도입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차후에는 전 병상에 설치된 갤럭시탭을 이용한 서비스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은 “쾌유 기원 카드 전달 서비스가 병원내 병문안에 따른 감염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한국 병문안 문화 개선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북삼성병원이 가족이나 친척들이 직접 방문하는 병문안 대신 쾌유 기원 카드로 이를 가름하도록 하는 발상은 환영할만하며 이 같은 새로운 병문안 문화가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는 감염병 예방 차원뿐만 아니라 병문안시 소요되는 각종 사회적 비용, 즉 왕복 교통비를 비롯해서 건강기원 금일봉 등 여러 가지 비용지출이 감축되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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