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동원(食醫同源)-먹어야 암환자 치료과정도 좋아진다

암환자의 가장 큰 고통 가운데 하나는 먹지 못하는 것이다. 가족들의 강권에 못 이겨 한술씩 떠 넣어 봐도 곧장 게워 내기 일쑤다. 이렇게 되면 환자만 못 먹는 게 아니다. 가족이 모두 숟가락을 잡기가 쉽지 않다.

가족 중에 암환자가 생기면 온 가족이 다 암환자가 된 것 같은 그런 암울한 분위기가 된다. 그게 우리나라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고 가족애다. 배가 고파도 차마 곡기에 입이 대지지 않는 것이 동기(同氣) 간의 숙명이다.

암환자에 가해지는 전신화학요법은 독성이 강해서 심한 구토를 하며 그 외에도 간이나 신장독성 등 때문에 식욕이 아예 없어진다. 그래서 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을 받는 동안 암환자들은 입안이 헐고 입맛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먹질 못하니 환자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창백해지고 빈혈 때문에 정신은 몽롱한 상태여서 여간해선 입맛을 찾질 못한다. 그럴수록 환자는 기운을 차리기 위해 먹어야 한다.

식의동원(食醫同源)이기 때문이다. 음식과 약은 결국 근원이 같다. 음식으로 못 고칠 병은 없다는 뜻이다. 먹으면 살고 먹지 못하면 죽는다. 생의 원리는 그것이다.

서울의료원은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본관 1층 로비에서 ‘암환자 식단 전시회’를 개최한다.

대부분의 암환자들은 수술 후나 항암치료 과정에서 오심과 구토로 인한 영향결핍이 발생해 합병증이나 우울증 등 암 이외에 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져 치료과정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의료원 영양팀은 암환자의 소화기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면서 영양과 맛을 고려한 암환자 맞춤 식단을 선보인다.

또한, 암환자 및 보호자들이 집에서도 직접 음식을 조리하여 투병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암환자 맞춤식단의 조리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외에도 간암, 유방암 등 질환별 식단과 암으로 인한 증상에 도움을 주는 음식, 암을 예방하는 슈퍼푸드 등을 전시하여 전시회에 참석한 환자 및 보호자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서울의료원의 암환자 맞춤 식단은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원에게도 참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암환자가 맛있게 뭘 먹어야 주위의 가족도 거기에 미안한 마음이 없어지면서 같이 숟갈을 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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