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비만 퇴치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비만학회가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적당히 살이 오른 사람이 비쩍 마른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어 비만에 대한 경계심이 행여 이완되지 않을까 염려되는 시점에 건보의 이런 행보는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처럼 여겨지는 가운데 비만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통념을 깨는 이른바 ‘비만의 역설’이 갑자기 나와 다소 혼란스럽긴 해도 과도한 비만이 건강의 적인 것만큼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건강보험공단과 비만학회는 비만 예방 및 관리방안 마련 등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두 기관이 이처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비만 예방에 나선 것은 비만이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자 21세기 신종 전염병’이기 때문이라는 공동인식 하에서다.

MOU 체결과 관련,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공단은 그동안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개인맞춤형 비만개선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비만관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비만학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비만의 위험요인 등 근거를 산출하고 관리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만성질환 감소와 의료비 절감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은 "특히 아동청소년 비만은 자아존중감 하락과 학업 성취도 저하를 가져오고, 상당 부분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므로 이에 대한 예방이 시급하다"며 "아동청소년에서 성인까지 단계별 비만 예방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 건강 수준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두 기관의 수장들이 강변한 것처럼 비만은 육체적으로는 각종 성인병 유발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상으로 자신감 결여 등 갖가지 부작용을 낳는 건 물론 만성질환 원인과 이로 인한 건보 재정의 누수를 가져온다.

건보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도 서구식 식생활 등으로 인해 비만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전 국민의 12년간 건강검진 데이터를 신체질량지수(BMI : body mass index)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20세 이상 성인의 비만율(BMI≥25)은 2002년(29.0%) 대비 2013년(31.5%)에 1.1배, 고도비만율(BMI≥30)은 같은 기간 2.5%에서 4.2%로 1.7배 증가했다.

특히 초고도비만율(BMI≥35)은 2002년 0.17%에서 2013년 0.49%로 2.9배 증가해 비만도가 높을수록 증가율도 가파르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를 깊이 인식하고 두 기관이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한국인의 비만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합병증 위험예측 모형과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비만 예방과 관리를 위한 공동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우리 건강의 ‘공공의 적’, 비만의 예방과 퇴치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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