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이르는 병’ 우울증 환자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이 치료에 소극적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가 나와 경종을 울리고 있다. 왜 우울증이 병인데 치료를 적극적으로 안 하는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뜻이다.

원래 ‘병은 자랑해야 낫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우울증이 정신질환인 관계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에 들락거리면 행여 주위에서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까 봐 ‘일단 버티고 보자’는 심리가 환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그러니 병을 키우게 되고 급기야는 아주 몹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5년 단위로 실시하는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주요 우울장애를 평생 1번 이상 앓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4.0%, 2006년 5.6%, 2011년 6.7% 등이다.

전문가들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우울증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일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이 높은 자살률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치료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18일 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1000명당 20 DDD(1일 복용량 단위·2013년 기준)로 나타났다.

이는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OECD의 항우울제 하루 평균 소비량은 1000명당 58 DDD로, 한국의 3배 수준인 셈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항상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졌다. 반면 항우울증 치료제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서 우울증 환자의 치료 비중이 낮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울증은 흔한 질환으로 조기 치료 시 완치율도 높지만, 방치하면 자살 기도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의료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항우울제 소비량이 낮은 이유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우울증을 앓아도 오랜 시간 참다가 뒤늦게 정신과를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고 임상에서는 전한다.

이제는 우울증 환자들도 자신들의 병을 자랑하고 다니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그러려면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평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대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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