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전화 자주하고, 한달에 한번 찾아뵙는 것도 도움

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끝났다. 모처럼 장기 휴가를 보낼 수 있었던 터라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안부를 묻기에는 충분히 여유로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명절연휴가 끝나고 자식들은 하나둘 귀경길에 오른다. 고향에 남겨진 건 백발의 노부모.
 
잠시나마 자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나 했더니, 자녀들이 기거했던 방에는 아쉬움과 공허함만 가득하다. 긴 연휴가 남긴 공허함은 부모가 감당해야할 가슴앓이다.
 
명절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자식들이 없는 빈자리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 며칠 전 까지도 아들에 며느리에 손자까지 있던 시끌벅적한 자리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하루 이틀로 끝날 줄 알았던 공허함이 2주 이상 계속 될 경우, 평소보다 소화도 잘 되지 않고, 두통을 호소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명절 후 고향에 남아있는 부모님은 자식들이 왔다간 빈자리를 정리하면서 공허함에 빠질 수 있으며, 평소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의 경우에는 공허함을 넘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노인의 경우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생활의 리듬이 깨져 공허함으로 시작되는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다. 공허함과 슬픔을 느끼고 쉽게 우는 등의 우울한 기분이 들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의 기분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소 부모님이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다면 우울증 발생가능성이 더 높다.
우울증은 만성 질환의 보유와 정비례하며 건강악화는 새로운 우울증상을 유발시키는 주요 인자로 작용하기 때문.
 
특히 노인우울증은 본인조차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의 사람들도 '기운이 없는 것은 나이 탓이다, 노화가 진행된 것이다, 많이 늙었다'고 이해해 방치되는 일이 많고, '우울하다, 기분이 가라 앉는다'는 등의 자기 감정을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일이 적다.
 
신영민 원장은 “명절 후 부모님의 우울증을 예방하기위해서는 2~3일에 한번 씩 자주 안부전화를 하거나 한 달에 한번 정도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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