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요인 관리로 예방 가능한 치매가 30∼40%, 정기 치매 검진과 예방활동 중요

 
지난 6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령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알츠하이머 치매가 대유행하고 2050년에는 전 세계 환자 수가 1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론 브룩마이어 교수의 전망을 보도해 화제다.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지난 2005년 2천573만 명에서 2015년 3천526만 명으로 1천만 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발간한 ‘2014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시 알츠하이머 치매로 입원한 환자가 총 69,175명으로 이들의 진료비만 8,216억원이었다.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입원은 65세이상 노인환자 다발생 질병 입원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높다.

흔히 알츠하이머를 노인성 치매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뇌의 퇴행성 변화로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을 경우 이를 알츠하이머라고 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치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즉 초로기 치매도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다.

치매는 기억력, 주의력, 계산력, 언어기능, 시공간능력과 판단력 등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장애가 발생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곤란을 겪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치매라고 정의할 때는 기억력을 포함하여 다른 인지기능 중 한 가지 이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단순히 기억력이 조금 떨어졌다고 해서 치매로 보지는 않는다. 또한 치매 환자들은 인지기능 장애와 더불어 우울증이나 불안 등의 정서적 장애가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기억력 장애는 최근 몇 주 동안 본인에게 있었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평소 알고 있던 전화번호, 사람 이름 등을 기억하지 못하고 물건을 찾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하고 오히려 최근 기억보다 어릴 적 기억이나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일을 잘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한 가지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주의가 산만한 주의력 장애, 돈 관리에 실수가 자주 생기고 계산하는 것을 기피하고 잔돈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계산력 장애 등도 일반적인 치매의 특징이다.

그 외에도 하고 싶은 표현이 금방 잘 떠오르지 않아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물건 이름을 잊어버리거나 표현력이 떨어지는 등 읽기와 쓰기에 장애가 오고 말수가 줄어드는 언어기능 장애와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 길을 잃거나 자신의 아파트에서 동이나 호수를 찾지 못하고 집 안에서도 화장실을 찾지 못하는 등의 시공간 능력 장애도 치매의 특징에 속한다.

경우에 따라 성격이 급격하게 변하고 과거에 의욕적이던 사람이 갑자기 의욕을 잃고 하루 종일 잠만 잔다든가 과거에 매우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사람이 모임을 나가는 것을 싫어하거나 화를 내지 않던 사람이 쉽게 화를 내고 깔끔하던 사람이 세수나 목욕을 게을리하는 등의 변화도 치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치매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적절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지장이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언어장애, 시간과 장소 혼동 등의 증상이 있으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으며 신경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검사 등을 받도록 해야 한다.

치매 검사는 진찰, 혈액검사, 신경심리검사, 뇌 영상 검사 등으로 이루어지며, 혈관성 치매의 경우 호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신경계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 시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영도병원 신경과 강지혜 과장은 “통계에 따르면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 예방할 수 있는 치매가 전체 치매의 30∼40% 정도 되기 때문에 정기적인 치매검진을 매우 중요하다”며, “평소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음주, 흡연 등 치매위험을 높이는 원인을 피하고 야채, 과일, 저지방 및 저콜레스테롤 음식 등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적어도 일주일에 2회 이상, 30분 정도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고 평소 독서 등을 통해 뇌를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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