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은 하심(下心)을 위해서라고 한다. 하심은 기실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다. 현대 우리 사회는 분노사회, 피로사회, 무한경쟁사회라고 표현된다. 이런 아비규환(阿鼻叫喚) 속에서 아우성을 쳐대니 마음은 온통 위로 치솟게 된다.

‘걷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때 생각은 정리된 사고다. 실타래 엉키듯 뒤죽박죽의 분주한 일상의 생각이 아니라 차분히 흐르는 자연스런 뇌의 작용이다.

걸으면 건강에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온갖 주변의 잡동사니에 마음을 빼앗겨 위로 피가 온통 몰리면서 상기(上氣)된 기운을, 걸으면서 아래로 부려놓게 되면 심상이 영정(寧靜)하게 되고 분노와 피로, 그리고 근거없고 대상없는 적대감이 해소 된다. 이는 걷는 자들의 한결 같은 경험담이다.

하루 10분 걷기 운동으로 혈관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근 미국 미주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걷기 운동이 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걷기가 혈류 및 심장 관련 검사 결과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걸으면서 마음밭(心田)이 아래 아래로 내려가면 피가 잘 돌고 심장도 튼튼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걷기 운동에 성인 태반이 기준 미달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12일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5일 이상 걷는 비율인 ‘걷기 실천율’은 41.7%에 그쳤다.

걷는 게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주지하곤 있지만 하루 30분 이상 걷는 국내 성인은 10명 가운데 4명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걷기 실천율’ 41.7%는 지난 2013년에 비해 3.7%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비춰 걷기 운동에 대한 보건당국의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캠페인 전개가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병신년 새해 걷는 자들의 행렬이 여울이 되고 강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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