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허리둘레 등 관리만으로 만성질환 90% 예방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검진결과표에서 중요하게 체크해야 할 항목이 바로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그리고 체질량지수(BMI)다. 따라서 자신의 현재 수치가 어떤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필수 사항이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의 도움말로 우리 몸의 건강수치에 대해 알아보자.

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
심장은 폐를 거쳐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을 우리 몸 각 기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심장이 수축하면 혈액이 분출되면서 동맥벽에 압력을 주게 되는데 이 압력이 바로 혈압이다. 혈압은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 두 가지로 표시하는데, 수축기혈압은 심장이 수축을 해 혈액을 전신에 순환시킬 때의 압력이고, 이완기혈압은 심장으로 혈액이 들어갈 때의 압력이다. 정상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은 각각 120 mmHg 미만 80 mmHg 미만이다. 보통 병원에서 측정한 수축기혈압이 140 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90 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을 의심할 수 있지만 수축기 혈압이 120-139 mmHg 사이거나 이완기혈압이 80-89 mmHg 사이인 경우도 정상은 아니어서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한 번 측정한 혈압이 정상범위를 넘어섰다고 하여 바로 고혈압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다른 시기에 2-3회 측정해 지속적으로 높은 경우 고혈압이라고 할 수 있고,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시기는 바람직한 생활습관으로 교정하고도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거나, 이미 기존에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경우 고려하게 된다.

고혈압은 혈관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혈관기능을 저하시키고, 오랜 기간 지속되면 혈관 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또 혈압이 높으면 심장의 좌심실에서 혈액을 짜내는 데 더 많은 힘이 필요하게 되므로 좌심실 근육두께가 두꺼워지는 좌심실비대가 생기며 이는 협심증의 원인이 되고 심부전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혈압에 매우 민감한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고, 동맥경화증이 발생한 혈관은 탄력성을 잃어 터지기 쉬우므로 출혈성뇌졸중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혈압이 올라가면 고혈압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혈압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체질량지수(BMI) 25 mg/m2 미만
체질량지수(BMI)는 비만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체질량지수는 체중과 키를 이용해 계산하며(체중(㎏)/키의 제곱(㎡)), 이 지표가 25 mg/m2 이상이라면 자신의 비만정도가 건강에 해를 주지는 않는지 평가하고 이를 교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체질량지수를 계산하는 것이 복잡하다면,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비만에 의한 건강위험을 알 수 있다. 현재 입고 있는 바지의 허리둘레 사이즈가 남성 36인치 이상, 여성 34인치 이상이라면 복부비만이며, 이는 가장 예민하게 허리비만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은 130 mg/dL 미만으로,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은 남성 40 mg/dL, 여성 50 mg/dL 이상으로 유지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기도 하나, 혈액 내 과도한 양이 순환하게 되면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된다. 콜레스테롤은 몸에서 직접 생성되기도 하고, 섭취한 음식을 통해 얻게 된다. 특히 흡연, 호모시스테인, 당뇨병 등에 의해 동맥벽이 손상되면 손상된 부위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면서 플라크를 형성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플라크 안에서는 염증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동맥경화증이다. 동맥경화증은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혈관직경을 좁아지게 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 플라크가 불안정해져 파열되는 경우에는 급성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한다. 콜레스테롤에는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있기 때문에 이 두 종류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함께 보아야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좋은 콜레스테롤+중성지방/5)로 계산할 수 있으며 혈액에서 직접 측정할 수도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좋기 때문에 130m/gdL 미만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은 최소 남성에서 40 mg/dL 이상, 여성에서 50 mg/dL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고, 남녀 모두에서 60 mg/dL 이상으로 유지하는 경우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보호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이 높아 약물치료를 하는 것은 절대적인 수치를 보고 결정하기도 하지만 함께 동반하고 있는 위험요인에 따라 더 낮은 수치에서도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약물치료를 고려할 때 감안해야 할 위험요인에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심혈관질환에 의한 조기사망의 가족력, 나이(남성 45세 이상, 여성 55세 이상) 등이 있다.

공복 혈당은 100 mg/dL 미만, 식후 2시간 혈당은 120 mg/dL 미만이 적정
지방과 더불어 당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저녁 식사 후 다음 날 아침식사 전 혈당(공복혈당)은 100mg/dL 미만, 식사 후 2시간 혈당(식사를 시작하면서 2시간이 경과한 후의 혈당)은 120mg/dL 미만이 정상이다. 보통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공복혈당이 100~125mg/dL라 하더라도 식사 후 혈당이 200mg/dL 이상 높게 증가한다면 이 역시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공복혈당은 정상인데 식사 후 혈당이 높은 경우를 내당능장애라고 하고 공복혈당은 높지만 식사 후 혈당이 정상인 경우를 공복혈당장애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당뇨병이 될 위험이 높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는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의 평균혈당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화혈색소를 기준으로 하면 5.7% 미만을 정상으로 보고, 6.5% 이상을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5.7∼6.5% 사이를 당뇨병전단계로 정의하고 있다. 당뇨병은 신장, 눈,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동맥경화를 촉진하여 심혈관질환과 그로 인한 사망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므로, 정상혈당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현재 당뇨병이 있다면 공복혈당은 120mg/dL 이내로, 식후 2시간 혈당은 140mg/dL 이내로, 당화혈색소는 6.5∼7%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허리둘레 등의 관리만으로도 만성질환의 90%는 예방할 수 있다”며 “지금은 비록 건강한 사람이라도 건강수치를 소홀히 하다가는 큰 질병이 올 수 있으므로 내 몸의 건강수치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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