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카바이러스가 ‘제2의 메르스 사태’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바이러스의 확산을 ‘국제 보건의료 비상사태’로 선포하면서 국내 대응조치 마련과 불안감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당국은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이날 정부 등 방역 당국 관계자뿐 아니라 질병 역학, 감염내과, 산부인과, 곤충학, 위기소통 전문가 등 지카바이러스의 확산과 관련한 각계의 국내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카바이러스의 유입 차단과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모기를 통해 전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현재 국내에는 이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의 성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심만 하고는 있을 순 없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3일에는 경기도에서 의심환자 3명이 발생해 이들 환자의 검체를 국립보건연구원에 보내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등 지카바이러스의 위협이 점차 시정거리 안으로 들어오는 조짐을 보였다.

이런 전조 증상을 접하고 질병관리본부는 긴급상황센터 안에 지카바이러스 감염 대책팀을 구성해 24시간 가동 중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 검사 체계를 갖췄고, 전국의 검역소에서 위험지역 출국자들을 상대로 예방수칙을 홍보하고 있다.

법무부는 입국자의 출입국 정보를 방역당국에 제공하고, 문화체육부는 예방수칙과 행동요령 등을 국민에게 홍보하고 있다. 외교부는 중남미 등 위험지역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감염예방대책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을 방문해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국외 이동이 많은 설 연휴 기간 동안 감염병이 유입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국민들이 감염병 유입에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일선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유입과 확산 차단을 위해 정부도 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일반국민과 임신부 대상 행동 수칙 안내 등 적극적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 국민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많은 곤욕을 치렀다. 생명을 빼앗긴 사람도 많았으며, 수개월에 걸쳐 장기간 메르스 병마와 사투를 벌이면서 겨우 생명을 지킨 이들도 있었다. 국민 다수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면서 실체 없는 공포와 싸워야 했다.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이 같은 악몽이 결코 재현(再現)되어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보건당국과 전 국민이 감염병 발생을 사전에 막는데 혼연일체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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