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은 “내가 알파고에 진 것이지 인류가 진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인류와 인공지능(AI)의 맞장 대결로 우리나라를 비롯 동양 3국 나아가 전세계가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국은 알파고의 낙승으로 끝났다.

이번 세기(世紀)의 대국을 계기로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구현되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엄청난 사회적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의료분야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의료계는 벌써부터 인공지능이 의료계에 몰고 올 대변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로봇팔을 이용한 로봇수술은 일선 임상에서 보편화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진료에서부터 수술, 간호에 이르기까지 향후 인공지능이 넘보는 분야는 많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창업자는 “딥마인드는 의료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딥마인드는 지난달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로열프리병원 등과 헬스케어 관련 협약을 체결했고 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업인 하크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의료 애플리케이션 ‘스트림스’를 선보였다. 이 앱은 신장 등 장기가 심각하게 손상된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의사나 간호사가 빠르게 진단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그동안 신장이 과도하게 손상된 환자의 혈액검사는 분석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스트림스 등장으로 몇 초 안에 끝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향후 수년 안에 환자의 임상검사 자료, 영상의학검사 자료, 생활습관 분석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의료용 빅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일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의사들의 진단과 치료방향 설정에 효율을 높여주는 조력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 중심의 헬스케어산업이 장기적인 대세로 굳어지게 된다면 이는 의료 비용절감, 환자의 건강 및 편의성 증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이런 의료 대변혁의 메가트렌드를 우리 의료계가 정확히 읽어내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함은 당연한 포석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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