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다녀온 40대 남성이 지카바이러스 감염 첫 환자로 확진, 발표되면서 또다시 지난해 5월에 터져 나온 메르스 악몽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22일에 확진되었다고 밝혔다. 환자는 43세 남성 L모씨로 최근 브라질 북동부지역 출장 중 모기에 물렸으며 귀국 후 지난 3월 16일 발열이 있어 전남 광양 소재 의료기관을 처음 방문했고 그 이후 방역당국이 실시한 유전자 검사(RT-PCR) 결과에서 양성을 보여 확진되었다. 다행히 이날 현재 발열이 없고 발진이 가라 앉아 호전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추가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제반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지카 바이러스의 국내 첫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현재 모기 활동 시기가 아니고 감염·전파 가능성이 낮은 점을 고려해 관심 단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의 지카바이러스 긴급 당정협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면서 국내 입국자의 로밍 정보를 활용하는 '스마트 검역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행객 대부분이 로밍을 하기 때문에 로밍 시스템을 이용해서 다른 나라를 거쳐서 와도 입국 시에 찾아낼 수 있도록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어 국내 첫 환자 확진으로 인해 국민 불안이 없도록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하고 모기 방제 조치 예방수칙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보건당국은 지난 19일부터 전국 17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진단 검사와 검역 강화, 대국민 홍보, 모기 서식지 방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여름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이 지카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브라질에서는 작년 10월 이후 최근까지 신생아 745명이 소두증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88명은 지카바이러스와 연관성이 확인됐다. WHO(국제보건기구)에 따르면 지카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는 유행 지역인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59개국에 달한다.

정부는 이 같은 지카 관련 국가를 방문한 여행객으로 인해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밖으로부터 지카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모기 유충과 성충의 방제, 검역 등 조치를 총동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에 서식하는 바이러스 매개체인 흰줄숲모기 등을 통한 지카의 발생을 막기 위한 감시도 빈틈없이 하기로 했다. 모기들이 창궐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전국 지자체 중심으로 모기 방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혹여나 있을지도 모를 메르스 악몽이 결코 재현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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