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성인 여성들은 전 생애에 걸쳐 유방암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근래 들어 폐경 이후 50~60대 여성 유방암 환자 발생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서 유방암이 많이 발생했던 한국 유방암의 발병 특징이, 50~60대 장년층 발병 비율이 높아지는 서구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젊은층 발병률이 높은 한국 여성 유방암의 특성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서구형 유방암의 특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방암이 여성들에게 전연령층에 걸쳐서 생의 위협요소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환자 전장유전체(全長遺傳體,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를 분석해 내는 쾌거를 거뒀다.

이 분석 연구는 보건복지부, 영국 웰컴트러스트 재단 및 국제 암 유전체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공구 교수팀과 영국 생어연구소 Stratton 박사팀의 공동 주도 하에 12개국 48개 기관이 참여했고, 3일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국내외 유방암 환자 560명의 전장유전체를 분석해 유방암 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93개를 확인했고, 암을 유발하는 1628개의 유전적 변이를 밝혀냄에 따라, 국내외 암 연구자들에게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유방암 유발 유전자 변이 지도를 제공하고, 맞춤형 암치료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93개의 유방암 유발 유전자 중 특별히 10개 유전자에 유전적 변이가 집중되고 있음을 발견했으며, 유방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단백질 비부호화 영역에서도 높은 빈도의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방암은 ‘핑크리본’으로 표현된다. 이에 따라 유방암 정복을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Pink Ribbon Campaign)’이 전개된다. 핑크리본이 유방암의 상징으로 사용된 것은 1991년부터다. 미국 뉴욕에서 유방암 생존 환자들의 달리기를 개최하며 주최 측이 참가자에게 핑크리본을 나누어 준 것을 시작으로 핑크리본은 유방암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방암은 여성의 상징인 유방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 종양을 통틀어 말한다. 유방암은 질환의 치료만큼이나 섬세한 여성의 마음과 정서를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유방암학회가 급증하는 유방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을 ‘유방암 예방의 달’로 정하고, 이 기간 동안 핑크리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국내 핑크리본 캠페인은 유방암 역학조사, 임상 데이터 발표, 일반인 설문조사, 가두 캠페인, 사랑의 마라톤 등 유방암 인식 확대와 정기검진 및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 전장유전체의 비밀이 벗겨지는 난제가 풀림에 따라 여성들의 오랜 숙적(宿敵), 유방암이 정복될 날도 그다지 머지않을 것 같다. 여성들의 가슴에 달려 펄럭이는 핑크리본의 환호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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