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각종 질병의 직•간접적인 원인인 것은 이미 의학계의 정설이 되고 있다. 흡연을 인류 건강의 보편적 적으로 여기고 이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한 의학계 원로는 흡연을 아편으로 치부할 만큼 담배피우는 행위를 극혐한다. 문제는 흡연이 자신의 건강만 해치게 되면 인과응보의 논리상 별다른 시비소지가 없겠으나 이게 자신의 후대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게 된다. 임산부가 임신 중에 끽연할 경우 태어나는 2세에게 조현병(調絃病 : schizophrenia)을 발생시킬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일부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임상정신의학 전문의 앨러 브라운 박사 연구팀이 핀란드 연구팀과 함께 핀란드 여성의 출산(1983~1998)자료와 자녀의 조현병 발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외신은 알려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사 기간에 출생한 아이 가운데 나중에 조현병이 발생한 977명과 이들과 성별, 출생일, 거주지역이 같은 동수(同數)의 정상 아이들이 임신 중 흡연에 노출됐는지를 조사 분석한 결과 임신 중 흡연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된 아이가 적게 노출된 아이들에 비해 조현병 발생률이 3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브라운 박사는 밝혔다.

임신 중 흡연 노출의 정도는 임신 1기(첫 3개월)와 2기 초반에 채취된 모체의 혈액샘플 분석에서 니코틴이 분해될 때 생성되는 대사부산물인 코티닌이 얼마나 검출됐는 지로 판단했으며, 혈중 코티닌 수치가 높은 여성일수록 자녀의 조현병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부모의 정신질환 병력, 사회경제적 상황, 임신기 산모의 연령 등 자녀의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담배를 피울 때 흡연자에게 흡수되는 니코틴은 태반을 통해 손쉽게 태아의 혈류 속으로 들어가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출생 후 아이의 정신기능에 장단기적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브라운 박사는 연구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전해들은 전문가들은 임신 중 흡연은 조산, 저체중아 출산과 구개열, 구순열 같은 출생결함, 영아 급사증후군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신질환인 조현병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서울 강남역 화장실 묻지마 살인 사건의 범인이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경찰당국은 범죄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강제 입원시키는 ‘행정입원’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자칫 임산부 자신이 무심코 피워 물은 담배 한 대의 업이 자식에게 전해지고 또 다시 자식의 정신질환이 타인에게 끔찍한 참상을 안기는 그런 업보로 귀결되지 않도록 임신 중에는 금연이 필수덕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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