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80%는 간염에서 비롯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간은 약 3천억개가 넘는 세포로 이뤄져 있으며, 신체 장기 중 가장 크고 기능이 복잡한 기관이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간담췌센터 윤병철 교수로부터 간에 대해 알아보자.

무게로만 봐도 건강한 성인의 간은 약 1.2kg~1.5kg. 간은 제 무게만큼의 일을 한다. 체내 물질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자기 몫의 일을 묵묵히 담당하는 간이 있어 우리는 든든하다. 그래서 간이 아플 때는 집안의 가장이 아픈 것처럼 우리 몸 전체가 휘청거린다.

간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간 손상으로 인한 임상경과는 비교적 비슷하다. 상당수의 간 질환은 만성적인 경과를 밟아 약간의 피로감 또는 무증상 등으로 나타나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 간 손상이 지속된다. 지속된 간 손상은 뚜렷한 증상없이 간 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진행해 생명을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한 해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6793명으로 사망 순위 8위이다. 여기에 암으로 별도 계산된 간암 사망자 11335명을 더하면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8천여명에 이른다. 이는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사망원인이다.

간 질환의 원인
간 손상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성 간염이 가장 흔하다.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은 A, B, C형 간염이 있다. A형 간염은 주로 급성 간염을 일으키고 B형, C형 간염은 급성 간염 후 만성간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 알코올 간염, 지방간, 독성 간염 또한 간 손상을 야기한다.

급성간염은 노약자, 만성질환자에서 발병했을 때 간부전증으로 진행돼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 주 내에 회복된다. 어떤 원인이든 지속적으로 간 손상이 반복되는 경우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간 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고, 일단 간 경변증이 발병하면 치료를 받더라도 원상태로 간을 회복시키기 어렵다. 우리나라 간암의 70% 이상이 B형 간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법
주로 음식물을 통해 경구로 전염되는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섭취하기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안전한 식수를 마시는 게 좋다. 날음식이나 상한 음식, 오래된 어패류는 피해야 한다. 특히 20대 이하는 대부분 항체가 없기 때문에 항체검사 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분만 시 주로 전염돼 1980년대에 이르러 전 인구의 7~8%가 B형 간염 보유자였다. 1995년 영유아의 국가예방접종사업 시작으로 점차 그 보유자 수가 감소해 현재는 국내 인구의 약 3% 정도가 B형 간염 보유자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형 간염에 감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항체 검사를 통해 B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다면 의사와 상의해 백신 접종을 한다. 간 기능 상태가 정상인 단순 B형 간염 보유자 상태는 치료가 필요하진 않지만 주기적인 관찰을 하다 간 효소 수치가 상승돼 활동성 간염으로 진행 될 때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C형 간염은 별도의 예방주사는 없지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질환이 발병했을 때 꾸준히 경구용 약물을 사용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여하튼, 간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간에게도 휴식을 주어야 하며 개인위생과 예방접종을 철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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