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약한 아이들 꼼꼼히 관리해야, 간단한 응급처치법 미리 숙지하면 도움돼

▲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
전국 각지의 휴양지는 오늘도 더위를 피해 찾아온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물 반, 사람 반’으로 꽉 찬 해수욕장과 문전성시를 이룬 지역 맛집 등은 휴가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집 떠나 온 여행은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폭염에 떠나는 장거리 여행은 아이들에게 ‘힘든 여정’이다.

휴가철 아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및 질병을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예방하자.

수심 얕은 유아용 물놀이장도 방심하면 위험
휴가철 아이들이 가장 신나하는 물놀이는 안전사고 발생이 흔히 발생한다. 작은 규모의 물놀이장이나 어린이용 수영장도 미끄러짐, 익사 등 사고위험이 있어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보호자가 함께 물에 들어가서 돌봐 주어야 한다. 혼자 물에 들어가 놀 수 있는 나이가 됐다면, 보호자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아이에게 주의시킨다. 또한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항상 지켜봐야 한다.

아이들이 물놀이하는 물의 깊이는 아이의 배꼽 정도까지 차는 정도가 적당하며 계곡이나 바다의 경우 자칫 균형을 잃고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기 쉬우므로 물살이 센 곳에서는 물놀이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 속에 있는 날카로운 돌, 유리조각 등에 의해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신발을 신은 상태로 놀게 하고, 만약 신발이나 물건이 떠내려가면 아이들이 혼자 움직이려 하기 때문에 아이의 신발은 되도록 잘 벗겨지는 슬리퍼보다 잠금장치가 있는 샌들을 신기는 것이 좋다.

또한 물에 갑자기 뛰어들거나 다이빙을 하면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손과 발→팔, 다리→몸통(심장) 순으로 몸에 물을 적신 후 천천히 물 속에 들어가야 한다. 물놀이 도중 몸이 떨리고 소름이 돋으면서 입술이 파래지면 물놀이를 중지시키고 물 밖으로 불러내 타월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 줘야 한다.

물놀이 중 응급상황 발생하면 빠른 처치가 중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간단한 응급조치 정도는 숙지하는 것이 좋다.

수영 중 장딴지에 쥐가 났을 때는 장딴지를 주무르면서 무릎을 곧바로 펴고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히도록 해주면 곧 풀린다. 아이가 물에 빠졌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반드시 뒤쪽에서 접근해야 한다. 무턱대고 구조하려 하면 자칫 구조자마저 익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을 많이 먹었을 경우 배가 불룩하다는 이유로 무작정 배를 누르게 되면 위 내용물이 기도로 유입돼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의식과 호흡이 없을 경우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놀이 중 익수 사고 시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 그 중 한 명을 정확히 지목해 119에 신고를 부탁하고, 구조 후에 환자가 반응과 호흡이 없다면 평평한 곳에 눕힌 뒤 한 손으로 머리를 뒤로 젖히고 손가락으로 아래턱의 뼈 부분을 머리 쪽으로 당겨 턱을 받쳐주어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과 가슴압박을 시작해야 한다.

성원영 교수는 “익수 환자는 가슴압박과 더불어 반드시 인공호흡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요즘은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여행 전 관련 동영상으로 미리 간단히 숙지하고, 전혀 배우지 않았거나 잊은 경우 스피커 통화로 119 전화상담원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 심폐소생술을 지도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시간 이동할 땐 아이들 상태 고려해야
멀미는 평소 일상적인 보행과 달리 근육의 움직임이 없거나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배, 비행기, 차를 처음으로 탈 경우 감각의 불일치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멀미 예방을 위해서는 흔들림이 적으면서 창문을 통해 차의 흔들림을 예측할 수 있는 좌석에 앉히는 것이 좋다. 버스나 자동차는 앞좌석, 비행기는 주 날개 위쪽 좌석, 배는 가운데가 좋다. 복도 쪽이나 폐쇄된 공간보다는 창문 주변에 어린이를 앉히도록 하고, 벨트나 단추 등 신체에 압박을 주는 것은 느슨하게 풀어주고 주위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평소 멀미를 했던 아이라면 출발 1시간 전에 어린이용 멀미약을 먹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차 내부는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운데다가 차 안에서 하품이나 깊은 한숨이 나올 때는 이산화탄소가 체내에 축적되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이때 에어컨은 너무 세게 틀지 않도록 한다.

식사는 떠나기 12시간 전부터 가볍게 하는 것이 좋으며, 고속도로 정체가 우려될 경우에는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물이나 청량음료 등을 담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거나 고도를 바꿀 때에는 기압의 차이로 귀가 멍멍하고 잘 안 들리며 때로는 아픈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항공 중이염’이라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항공 중이염 증상이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젖이나 우유를 먹이거나 물을 소량 마시게 하면 도움이 된다. 또 코를 손으로 막고 입을 다문 채 숨을 코로 내쉬어 고막이 밖으로 밀리게 하거나 코를 막고 침을 여러 번 삼키도록 도와 준다. 껌을 씹거나 하품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여행보단 ‘건강한 여행’
여름은 습도가 높고 기온이 높아, 몸은 덥고 속은 차게 되기가 쉽다. 특히 세균 번식에 좋은 환경이라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특히 여행 도중이나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찬 음식보다는 따뜻하고 부드러워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 만약 배탈이 잦은 아이라면 평소에 집에서 먹던 식단을 간소하게 준비해 가는 것이 배앓이를 피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식사 중 아이 치아가 빠지거나 손상됐을 경우 영구치를 공기 중에 방치하면 치아의 신경이 죽을 수 있다. 때문에 차가운 우유나 식염수에 부러진 치아를 담가 30분 이내, 늦어도 1시간 이내에 치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아울러 감기와 스트레스도 조심해야 한다. 아이의 평소 건강상태를 잘 살펴 아이들의 체력에 비해 과한 여행지를 선택하지 않도록 하고, 만약 멀리 여행했다면 첫날은 숙박지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또 모기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해질 무렵이나 새벽녘에는 긴팔이나 긴 바지로 피부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 야외에서는 날카로운 것, 벌에 쏘이거나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모기에 물렸을 때에 가려움으로 해당 부위를 긁은 후 침을 바르는 행동은 손과 입 안의 세균에 의한 감염 위험성이 있어 어린아이는 특히 관리가 필요하다.

성원영 교수는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아이들의 건강은 부모가 특히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며 “여행 중간 중간 아이들의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상비약과 자외선 차단제, 모기 기피제 등을 챙긴다면 온 가족이 건강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