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 수립

▲ 항생제 내성균 발생 및 전파 경로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해 범세계적인 위협으로 급부상한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을 확정했다.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 및 유행은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과 유사한 파급력을 지니며, 사망률 증가, 치료기간 연장, 의료비용 상승 등으로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사회와 경제 발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5월에 발표된 영국 정부의 Jim O’Neill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내성균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작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고자 글로벌 행동계획을 채택하며 국가별 행동계획 마련 및 국제 공조를 강력히 촉구했고,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의 주요 행동계획 중에도 항생제 내성이 포함되는 등, 선진국들은 국가 안보의 측면에서 접근하며 국가별 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글로벌보건안보구상은 신종 감염병, 생물 테러 등이 보건 분야의 이슈를 넘어 사회 안전과 국가 안보에 큰 위협요소로 대두됨에 따라 국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체계로 2014년 2월 공식 출범했다.

또한 올해 9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UN 총회에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가 논의될 예정으로, 각 국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끌어올리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며, 감기를 포함한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 처방률은 감소 추세(73.3%(2002) → 44.0%(2015))지만 최근 4년간 44~45%로 정체되고 있다.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은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일부 세균 감염이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항생제 내성률의 경우도 인체 및 가축 모두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항생제가 감기에 도움이 된다고 잘못 응답한 비율이 51%,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 중단한 경험도 74%로 높게 조사되는 등,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낮은 실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관련 학·협회, 환자·소비자단체, 언론, 관계부처 정책입안자 등 30여 명이 참여하는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협의체를 구성하고, 3차례의 전체 회의와 수차례의 소그룹 논의를 통해 본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적정 사용을 유도한다.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강화한다. 의원급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급성상기도감염(감기 포함) 항생제 적정성 평가에 따른 가감(加減) 지급 규모를 늘린다.

현재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에 따라 외래관리료(진찰료=기본진료비+외래관리료)의 1%를 가감산하고 있으나, 단계적으로 3%(2019)까지 확대한다. 또한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평가대상 수술을 늘리고 우선순위를 검토해 2017년에 2개 수술이 추가될 예정이다.

항생제 사용지침을 확산시킨다. 항생제 처방 多빈도 질환(소아 및 성인의 상·하기도 질환)에 대한 지침을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항생제 앱을 개발해 진료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항생제 처방 정보를 제공하며, 진료용 프로그램인 처방전달시스템(OCS)과 연동해 지침에 근거한 항생제 처방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수가 보상을 마련한다. 감염관리실 설치 대상 병원을 확대하고 의료기관 인증평가 기준에 전문인력 확보 현황을 반영하는 등 감염관리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를 창출한다.

전문 학회가 주관하는 전문교육과정 및 감염관리인력 인정제도를 도입하고, 특히 감염 전문의 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감염관리의사를 한시적으로 양성한다.

또한 이들 감염전문인력이 의료기관 내에서 항생제 관리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수가 보상 방안을 마련한다.

수의사 처방 대상 항생제를 확대한다. 인체 및 수의 분야에서 중요하게 관리되는 항생제를 중심으로 수의사 처방 대상 항생제를 현재 20종에서 2020년에는 40종 이상으로 늘려나간다.

▲ 이미 발생한 내성균의 확산을 막는다.
감염에 취약한 진료 환경을 개선한다. 의료기관 내 내성균 확산 방지를 위해 △신·증축 시 4인실 중심으로 다인실 개편 △격리병실 설치 의무 등과 같은 시설기준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은 음압격리병실 의무설치, 300병상 이상 요양병원은 격리병실 의무설치, 중환자실 신·증축 시 병상 10개당 1개 격리병실 확보하는 「의료법」 시행규칙이 입법예고(2016.7.28.~9.5.) 중이다.

의료기구 세척·소독·멸균 및 세탁물의 관리를 강화하고 의료기관 내 폐의약품 및 의료폐기물 처리 지침 준수도 점검한다.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를 지원한다. 질병관리본부 내에 ‘중앙 의료관련감염 기술지원 조직’을 구축해 감염관리실 미설치 의료기관에 대한 온라인 자문과 현장 컨설팅 등을 시행한다.

환자 전원 시 내성균 정보를 제공한다. 내성균 보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마련해 의료기관 간 환자 이동 시 내성균 정보를 공유하고, 급성기병원과 지역사회 요양기관 간 내성균 환자의 진료 의뢰 및 회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기여한다.

농축수산 분야의 내성균 확산을 방지한다. 축산시설 현대화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축사의 사육환경을 개선하고 농장단계 HACCP 인증 시 항생제 사용기준에 대한 인증 요건을 강화하며, 수산방역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해 수산생물질병 발생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

▲ 사람·동물·환경 분야의 통합감시체계를 구축하고 항생제 사용량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내성균 2종을 전수감시한다. 표본감시 내성균 6종 가운데 아직까지 국내 발생건수가 없거나 토착화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내성균 2종(VRSA, CRE)을 전수감시해 조기 발견 및 신속 대응 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WHO가 구축 중인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ASS) 가입을 통해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항생제 내성 정보를 공유한다.

통합감시체계를 구축한다. 기존 임상감시체계에 농축수산, 식품, 환경 분야의 감시체계를 연계해 사람-동물-환경 간의 내성균 전파경로를 파악하고 신속대응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수산물·식품·환경 분야의 항생제 내성관리를 위한 국가 표준실험실을 구축해 내성균 검사법을 표준화하고, 원유(原乳) 및 수산물 대상 국가 잔류검사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항생제 사용량을 모니터링한다. 인체 및 농축수산 영역의 항생제 사용량을 집계하고, 항생제 사용량 심층 분석 및 내성정보 연계를 통해 내성 감소 방안을 마련한다.

▲ 항생제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인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항생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킨다. 학·협회, 시민단체, 언론, 정부 등이 참여하는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를 출범시켜 범국가적 캠페인을 전개하고 11월 셋째 주 ‘세계 항생제 인식 주간’과 연계한 집중적인 홍보를 실시한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항생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 의사, 수의사 등의 양성 및 보수교육 시 항생제 내성을 포함한 감염관리 분야를 필수교육으로 지정하고, 농어업인 교육 시 항생제 적정 사용에 대한 내용을 반영한다.

주기적으로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다. 일반인, 처방자, 생산자 등 대상자별 인식도 조사도구를 개발하고 주기적 인식도 조사를 통해 교육·홍보의 효과를 평가한다.

▲ 범부처 대책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R&D 투자를 강화한다.
국가 대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한 범부처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반기별 과제 이행 점검을 실시한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감염병관리위원회 산하에 ‘항생제 내성 전문위원회’(현재 8개 전문위원회)를 추가 설치한다.

부처 간 항생제 내성 관련 연구용역 및 사업결과를 공유하고 통합감시체계를 위한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범부처 정책수요를 도출한다.

인간-동물-환경 분야 내성균의 내성획득원리 및 전파경로를 분석하고 신속진단법, 내성 확진법, 신규 항생제, 백신 개발 등에 투자를 강화하며 주요 내성균의 질병부담 연구를 통해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할 예정이다.

▲ 국제 협력을 활성화한다.
2017년 GHSA(글로벌보건안보구상) 선도그룹 의장국으로 ’항생제 내성‘ 행동계획에 참여하고, 2017~2020년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 의장국으로 농축수산·식품·환경 분야의 항생제 내성 국제 가이드라인 개발을 주도한다.

정부는 이와 같이 오늘 발표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협업해 과제별 세부행동계획 수립 및 정기적인 이행 점검을 통해 대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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