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주 교수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어느새 올해로 50회째를 맞는 귀의 날은, 귀의 모양과 비슷한 숫자인 ‘9’에서 착안해 제정됐다. 매년 귀의 날에는 대한이과학회를 비롯해 의료기관에서 귀 건강과 관련된 교육 및 홍보활동이 시행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난청을 비롯한 귀 건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달 25일에는 대한이과학회에서 귀의 날 50주년을 맞아 ‘2016년 우리나라 귀 건강 안전한가’를 주제로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귀와 관련된 질환은 중이염, 난청, 이명, 메니에르병 등 다양하다. 특히 난청은 인구의 고령화와 스마트폰으로 인한 이어폰 사용 등의 이유로 앞으로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음성 및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08년 22만2천명에서 2013년 28만2천명으로 연 평균 4.8%씩 증가했다.

난청은 청각이 저하되거나 상실된 청력장애의 상태로, 소리를 전달해 주는 기관(외이, 중이, 고막 등)의 장애로 발생하는 전음성 난청과 귀 안쪽(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기거나 소리의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난청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돌발성 난청과 같이 명확하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난청도 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미주 교수는 “난청의 원인과 이를 일으키는 기저 질환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의 병력이나 가족력, 생활환경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난청은 만성 중이염, 외이도염, 유전, 소음, 메니에르병, 신경학적 이상, 뇌의 허혈성 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명확히 진단한 다음 원인에 따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가령 중이염이 원인이 돼 발생한 전음성 난청의 경우, 중이염을 치료하면 청력은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처럼 전음성 난청은 원인 질환의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청력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다.

다만, 귀 안쪽의 달팽이관의 이상이나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은 보청기를 통해서 청력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 또한 최근 소개된 중이이식형 보청기는 기존의 보청기 사용이 힘들거나 도움이 되지 않았던 환자, 중고도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중이이식형 보청기는 난청 환자의 귀 안에 내부장치를 이식해, 외부 소리를 진동으로 변환한 후 귀 안의 이소골에 전달해 소리를 듣게 하는 기기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보청기는 고비용과 늙어 보인다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난청 환자들의 보청기 사용률은 10명 중 1~2명 수준으로 저조한 편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해부터 보청기와 중이이식형 보청기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있다.

김미주 교수는 “시력이 나쁘면 안경을 끼듯이, 청력이 좋지 않으면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며 “난청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보청기 착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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