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bipolar disorder)은 ‘야누스적 질병’이라고도 한다. 두 얼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마음의 병을 정신과에서는 양극성(bipolar) 장애라는 병명으로 부른다. 조증(기분이 상승한 상태)과 울증(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의 양극성 장애는 기분, 에너지, 생각과 행동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치료가 가능한 정신질환이다.

조울증 환자도 힘들지만 주위 사람 역시 힘들다. 이를 직접 경험한 사람도 더러 있겠지만 옆에서 조울증 환자의 기분을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널뛰듯 하는 상대의 심경변화에 자신을 맞추다 보면 자신 역시 환자가 돼 버린다.

정신과질환 전문가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를 조울증이라고 하는 이유는 조증과 우울증의 양 극단 사이에서 기분이 변화하는 특징적인 증상 때문이다. 이러한 기분 변화는 수시간, 수주 또는 수개월간 지속되기도 한다.

조울증이 나타나는 양상도 다양하다고 전문가는 밝힌다.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하지만, 우울증이 반복적으로 발병하는 상태로 우울장애 환자로 진단되어 치료받다가 뒤늦게 조증이 발생하여 조울증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그 외 Δ뚜렷한 우울증 없이 조증만 지속적으로 발병하는 경우, Δ조증 증상의 정도가 약하게 발병하는 경조증(약한 조증)이 발병하는 경우, Δ조증 또는 우울증 어느 한 쪽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우 등 많은 조합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조울증 유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18~29세이지만, 전체 인구대비 진료인원은 40,5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처방과 함께 돌발행동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원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오랜 시간 치료가 요구되는 만큼 주위에서 꾸준한 노력으로 환자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음주 및 부적절한 약물을 이용하는 경우 기분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복지부 조사결과 조울증 진료인원이 많은 구간은 40~50대 중년층이었다. 이 연령대는 한창 사회생활에 열중할 때이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한 직장의 중추로서 핵심적인 기둥 역할을 할 시기다. 이 시기에 조울증이 덮쳐 오면 커다란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 관계자는 “조울증의 경우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진료를 기피해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위의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 권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울증은 본인에게도 질환이지만 주위 사람에게도 큰 고통이 수반한다. 따라서 본인이 치유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 좋지만, 주위에서도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