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조사결과 습관과 각종 질병 유의미한 상관관계 보여

누구나 어릴 때부터 있던 습관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습관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는 일은 드물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01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24만명을 대상으로 15년간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울증과 뼈’, ‘코골이와 고혈압’, ‘탈모와 비만’ 등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 같은 습관과 병의 관계가 드러났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아이도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중 관절장애, 특히 턱관절장애를 만드는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알아보자.

바른 습관, 아이의 건강을 지키다
지금 당신의 아이가 목을 길게 빼고 TV를 보고 있다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다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앉고 서는 자세를 하고 있다면?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이것은 모두 골반이나 체형 구조를 무너지게 해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하는 습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잘 때는 올바른 높이의 베개를 선택해 주도록 하고 바른 자세로 잠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가능한 엎드려 자지 않도록 하고 옆으로 누워 베개의 높이를 어깨와 맞춰 목이 수평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무릎 사이에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끼워 골반과 허리가 수평을 이루도록 맞춰주는 것이 좋다.

턱을 한쪽으로 괴는 습관을 가졌다면? 좋지 않다. 이 습관은 두개골의 틀어짐을 유발해 안면비대칭이나 턱관절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음식을 먹을 때 한쪽으로만 씹거나 딱딱한 음식을 씹는 습관, 잘 때 이를 갈거나 긴장하면 어금니를 꽉 다무는 습관,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손톱을 물어뜯을 때는 아랫니를 앞으로 돌출시켜 윗니와 같은 선에 맞춘 채 반복적으로 힘을 주는데 이런 동작은 아래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주걱턱을 유발하고 턱관절의 위치를 변형시키는 원인이 된다.

만약 이런 습관들이 교정되지 않고 성장할 경우 청소년기에는 턱관절장애와 안면비대칭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청소년기의 턱관절질환은 학업성취에도 영향을 미칠뿐더러 편두통, 어지럼증, 이명 등을 동반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고질적인 피로감을 느끼도록 해 학습 의욕을 저하시킨다. 이에 더해 외모에 민감한 시기이니만큼 얼굴형이 변하고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지게 돼 인성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턱관절장애 진료 인원은 2012년 29만3,741명에서 2014년 33만8,846명까지 증가했다. 턱관절 장애는 주로 10~30대에서 발생했으며 20대 진료 인원은 전체의 26.2%를 차지했고, 뒤이어 10대가 19.6%, 30대가 16.5%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바른 자세, 무릎과 허리를 지키다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동작 등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습관은 관절에 그다지 좋지 않다. 요즘에도 놀이터나 집에서 아이들이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자세가 고정돼 습관이 된다면 무릎에 지속적으로 무리를 주기 때문에 관절염 중 가장 흔한 무릎관절염에 걸리기 쉬워진다.

영국 사우스햄턴 대학의 ‘직업과 무릎관절염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보면 직업적으로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어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무릎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이 1.9배나 높았고, 하루 1시간 이상 무릎 꿇는 동작만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8배 정도 높았으며, 쪼그려 앉는 경우는 2.3배 높았다.

그러니 만약 우리 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자주 쪼그려 앉고 무릎을 꿇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정리하자면 이렇다. TV를 보고 있는 아이가 위에 언급했던 대로 목을 길게 빼고 구부정한 자세라면 지금 당장 교정이 필요하다. 길게 뺀 목은 턱관절장애를, 구부정한 자세는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되어 훗날 요통으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임대종 원장은 “어린 시절의 잘못된 습관과 자세로 인해 생기는 병의 경우,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그냥 지나치게 되고 결국 심각한 상태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영유아기부터 보호자의 관찰과 적극적인 습관 교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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