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하여 배포한 ‘2015 건강보험 통계연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상태와 질병에 대한 대강(大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지난해 국민들의 건강 현주소를 알려주는 ‘2015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 등 11개 주요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439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8.5%에 달했다. 한마디로 국민 10명 가운데 3명은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고혈압이 570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경계질환(274만1,000명) 정신 및 행동장애(262만8,000명) 당뇨병(252만1,000명) 간 질환(149만3,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만성질병 이환자(罹患者)들로 인해 지난해 지출된 진료비는 21조3,000억원으로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진료비 규모는 전체 진료비의 36.2%에 달했다. 다시 말해 만성질환자에게 사용된 건강보험 지출이 이 정도라는 뜻이다. 이는 전년대비 8%(1조5,738억) 증가한 것으로, 20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건보공단은 설명했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악성신생물(암)이 4조9,362억원으로 가장 많이 지출됐고, 정신 및 행동장애(3조839억원) 고혈압(2조8,499억원) 대뇌혈관질환(2조4,033억원) 당뇨병(1조8,159억원) 등의 순이었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지출 비중이 두 번째로 큰 정신 및 행동장애 항목이다. 살기가 복잡해지면서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 질환의 진료비 연평균 증가율도 11.7%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라 하겠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들은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경제적 압박 등 외부환경에 의한 스트레스가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 환자 등이 늘어난 데다, 빠르게 진전되는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신질환에 대해 외부노출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편견이 개선되면서 치료율이 높아진 측면도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밖에 건강 통계연보에서 눈여겨 볼 사항은 지난해 1인당 평균 병원 방문일수는 외래 방문 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0.4일 줄어든 19.3일(입원 2.6일, 외래 16.7일)로 나타났다. 외래방문일수는 2008년 15.1일에서 계속 증가해 2014년 17.1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전환, 16.7일을 기록했다. 아울러 직장가입자의 월 평균 보험료는 10만510원으로 처음으로 10만원대를 넘어섰고,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역시 월평균 8만876원으로 집계돼 사상최고치를 보였다.

‘2015 건강보험 통계연보’는 이처럼 우리 국민의 건강 현주소와 질환, 그리고 진료비용 등이 종합적으로 나와 있어 다양한 의료정책적 함의(含意)와 개선방향에 대한 통계적 백그라운드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하겠다. 아울러 의료, 제약업계에도 매우 유용한 기업정책 입안 베이스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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