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병신년 한해가 저물고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의 서막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정치적 상황이 유례없이 크게 출렁였던 올 한해는 역사상 시련의 한 장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제약업계도 숱한 곡절과 파란이 점철된 한해가 됐다. 특히 일부 대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주가와 관련된 추문이 심심찮게 터져 나와 평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를 돌이켜 보면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제약업도 일종의 ‘인술(仁術)’이란 점이다. 약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건강을 챙기고, 또 아픈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제하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근래 들어 신약 개발에 대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그동안 암과 같은 불치, 난치의 질환들이 혁신신약, 개량신약 등으로 다스려지는 쾌거를 속속 이룩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제약산업의 흥륭(興隆)에 힘입어 관련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주가 역시 대세상승국면을 구가해 오기도 했다. 제약바이오주식들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주도주로 각광 받으면서 주가수준이 올라가 시가총액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고 관심주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극히 일부이긴 하나 일부 제약사들의 경우 본업인 인술(仁術) 제약에는 힘쓰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머니게임에 한눈을 파는가 하면 주가를 둘러싼 각종 투기세력과 연계된 혐의를 받고 검찰수사까지 받는 불상사가 연출돼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내부정보를 누출해 부당하게 시세조종에 가담하는가 하면 늑장공시를 둘러싸고 개미투자자를 울리게 한 혐의 등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급기야 검찰이 해당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관련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하거나 금융위원회에서 주가 흐름 조사에 나서서 거래의 공정성을 따지는 등 위법성 여부를 파헤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은 대외 신인도 하락과 함께 애써 쌓아온 좋은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핵심 인력들이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기업을 떠나거나 등을 지면서 기업경쟁력에도 균열을 초래했다.

일부 기업들의 이러한 파행 여파는 제약산업 전체로 비화되면서 결국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결과가 빚어졌고, 이런 악재 속에서 제약주 주가가 동반하락하는 양상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모두가 제약기업으로서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한데에 정신을 쏟고, 딴데에 눈을 돌렸기 때문에 야기된 자충수라고 볼 수 있겠다.

이에 혹여 본업에서 일탈(逸脫)하는 제약 기업이 있다면 제약계를 아예 떠나줄 것을 정중하게 당부하고 싶다.

새해에는 우리 제약기업들이 지난 과오를 반면교사 삼아서 더욱더 본업인 제약 인술에 용맹정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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