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적! 삼백(三白 : 소금·설탕·트랜스지방) 줄이기가 몇 해 전부터 추진되어 오고 있다. 점진적으로 서구화돼 버린 식생활과 과도한 영양공급 탓으로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는 한국인의 삼백 섭취 평균량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삼백 가운데 소금, 즉 나트륨에 대한 저감화 시책은 줄기차게 시행돼 왔다. 우리 인체에는 나트륨이 0.15% 존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약 50%는 세포외액에, 40%는 뼈에, 나머지는 세포내액에 존재한다.

세포외액에서는 삼투압, pH의 조절에 관여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과잉으로 섭취된 나트륨은 세포외액에 축적되고 수분을 동반하여 부종이나 고혈압을 일으킨다. 그래서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고혈압 등 만성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저감화 시책과 국민들의 나트륨에 대한 의식 개선 등 영향으로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5년 만에 20% 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의 2배가량이어서 높은 편이다.

줄어든 나트륨 섭취량 대부분도 식습관 변화라기보다는 라면 등 가공식품과 김치 속 나트륨 함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나트륨 섭취 저감화 정책 추진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0년 4785㎎이었지만 2015년에는 3871㎎까지 줄어 5년 전보다 19.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정부가 나트륨 섭취 저감화 정책을 본격 시작하면서 2020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20% 줄이겠다고 밝혔던 목표치는 이미 달성한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가공식품 속 나트륨 함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나트륨 섭취량 감소분의 83%는 가공식품 속 나트륨 함량 감소에 따른 것이고 17%만 국민들의 식품 섭취량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연구 결과다.

이는 식품업계가 나트륨 함량을 줄이면서 전체 섭취량이 줄었을 뿐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나라에 속한다. 평균 섭취량은 WHO 권고기준(하루 2000㎎)의 두 배에 가깝다. 특히 WHO 기준을 초과해 나트륨을 섭취하는 과잉섭취비율도 지난해 기준으로 79.4%나 된다고 한다.

짜게 먹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않은 것 같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우리 다수의 입맛이 나트륨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의 나트륨 줄이기와 함께 각자의 식생활에서도 다소 싱겁게 먹는 습관을 꾸준하게 들인다면 나트륨 섭취량이 적정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듯하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