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 환자 생존율이 사상 처음으로 70%대를 돌파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국내 의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과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검진에 따른 조기 치료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암 환자 생존율이 70% 수준이라면 암 진단 환자 3명 중 2명은 생존한다는 의미다. 이는 우리 의료계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난치, 불치의 병으로 여겨지면서, 가장 두려운 생존 위협 대상인 암이 정복돼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뼈를 깎는 의료계의 각고(刻苦) 없이는 성사될 수 없는 금자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건복지부가 20일 발표한 2014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3%로 사상 처음 70%선을 돌파했다. 5년 상대생존율은 암환자의 5년 생존율과 동일한 연도·성별·연령인 일반인의 5년 생존율 간 비율로 상대생존율이 100%라면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다는 의미다. 의료계에서는 암 진단을 받은 후 5년 이상 살게 되면 재발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암 환자의 생존율에 대한 이 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복지부의 발표 자료를 살펴보면 기간별로 5년 상대생존율은 2001~2005년 53.9%, 2006~2010년 65.0%, 2009~2013년 69.4% 등으로 계속 상승해 왔다. 암종별로는 갑상선암이 2010~2014년 5년 상대생존율이 100.2%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100%를 상회한 건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일반인 5년 생존율보다 더 높았다는 의미이다. 전립선암과 유방암도 각각 93.3%, 92.0%로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그러나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무서운 암으로 통하는 간암(32.8%)과 폐암(25.1%), 췌장암(10.1%)은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낮았다.

암 환자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는 추세와 맞물려 암 경험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통계를 집계한 지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암 유병자는 모두 146만493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은 64만5332명, 여성은 81만9603명이다. 한편, 2014년 기준으로 한국 전체 인구 5076만여 명 가운데 암 경험자는 2.9%로 인구 35명당 1명꼴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자만 놓고 볼 때 암 유병자는 60만2720명으로 65세 이상 전체 인구 629만6934명의 9.6%에 달했다. 10명 중 1명 수준인 셈이다.

암이 두려운 존재인 만큼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는 사람이 늘고 있고, 이에 따른 조기발견과 발 빠른 치료가 생존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암 정복을 위한 우리 의료계의 불철주야 헌신과 노력이 있어 이 같은 쾌거가 성사됐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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