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글로벌제약사, 외자제약사)들의 국내 제약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은 보험약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오리지널 제품을 앞세운 채 고부가가치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알짜배기 품목으로 국내 시장에서 매출액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다국적제약사들의 단체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에 가입된 회원사들은 모두 39개사이다. 이들 외자사들은 대부분 해외 본사에서 완제품을 수입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아 의약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외자사들은 국내에 생산시설을 일부 갖춰놓고 외국 본사에서 제품을 벌크 형태로 들여와 이를 포장하는 등의 공정을 거쳐 완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들 외자사 생산시설에 대해 국내 제약사들과의 형평성 원칙에 의거해 GMP 실사 등 규제관리에 나서면서 일부 업체에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지자 생산시설을 동남아 등지로 옮기기도 했다.

외자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도 속속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대형 글로벌 제약사가 리베이트 문제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가 하면 또 다른 회사들은 노사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영상 애로를 겪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외자사들은 커져가는 국내 위상에 걸맞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자사들은 특허 신약 등 고가약을 공급하면서 너무 높게 약가결정을 한다는 일각의 지탄을 받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자사 한국법인들 일부는 국내 판매용 약가를 높게 정하거나 또는 보험약가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가능한 높게 책정받기 위해 수입가를 높게 정해서 들어오는 등의 방식을 쓰는 경우도 암암리에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수입약품 허가 당시 식약처에서 아예 약가 결정에 개입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견해에 대해 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우리나라와 OECD 국가의 평균 약가 수준 비교 연구'를 내세워 우리나라 신약의 약가가 OECD 회원국 평균가격의 45%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또 하나 외자사와 관련된 문제는 이들 회사가 국내 고용창출에 더욱 기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3년경 외자사에 대한 식약청 규제관리 등으로 인해 제3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면서 회사부설 연구소 직원들이 대규모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불상사가 야기됐다.

이제는 이들이 국내에 생산시설을 다시 들여와 생물학과, 화학과, 생명공학과, 약학과 등 출신 대학생들의 고용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다국적제약사의 국내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비춰 이들 외자사들과 관련된 이러한 이슈와 문제점에 대해 올 한해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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