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들의 국내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고용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노동시장에서 대졸취업준비생들이 고용절벽에 봉착하면서 실질 청년실업률이 두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 이들 외자제약사들이 취업의 문호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해 대학졸업자가 사상최대치를 보이는 가운데 취업빙하기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자사들이 영업부와 연구소 등에 필요한 인력을 보다 많이 뽑아주는 것이 가장 큰 우리 사회의 공헌이라는 얘기다.

제약업계 한 원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기업들에 대해 자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강력 나서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면서 외자사들도 우리 국내 시장에서 많은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게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다국적제약사들이 국내 시장 점유율은 보험등재된 의약품 중 건강보험에 청구하는 상위 100대 품목의 절반 이상을 다국적제약사가 차지하는 것을 보면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제약협회가 최근 발간한 ‘제약산업 데이터북’에 따르면 2015년도 기준으로 청구실적 100대 품목 순위별 약품비 청구액은 총 3조18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국내사와 외자사로 나눠 살펴보면 외자사는 63%에 해당하는 2조4억원을 차지한 반면 국내사는 1조1811억원으로 37%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순위별로 봤을 때 청구실적 1~10위 품목은 외자사가 6000억원으로 19%를 차지했고 국내사는 6%에 해당하는 1850억원을 기록했다. 청구실적 11~20위의 격차는 더 컸다. 외자사의 청구금액이 4000억원이었던 반면 국내사의 청구금액은 1000억원 정도에 그쳤다.

이어 21~50위는 외자사 5400억원, 국내사 3800억원이었고 51~100위는 외자사가 4500억원인데 비해 국내사가 5000억원으로 국내사의 청구액이 약간 앞서는 규모였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사에 비해 외자사들이 고부가가치의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국내사는 품목만 많을 뿐 카피제품이 많아 단가가 싼 제품이 다수인 반면에 외자사들은 품목은 많지 않지만 청구액이 높은 고가 의약품이 많다는 얘기다.

이번에는 약품비 청구액을 100대 제약기업 중심으로 살펴보면 이들 기업의 총 청구액은 12조25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위 10개 기업이 청구한 금액은 전체 청구액 중 31%에 해당하는 3조8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사 10곳의 청구액은 1조9180억원, 외자사는 1조8771억원으로 국내 상위사들의 청구액과 대등한 수준이었다.

이어 11~20위 기업들의 청구액은 국내사 1조1272억원, 외자사 1조1096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국내 원외처방약 시장을 살펴봐도 상위권은 외자제약사들의 오리지널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외처방은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게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으로, 의약품 매출 파악을 위한 기초 자료로 쓰인다. 입원 환자에게 쓰이는 전문의약품과 약국 등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은 제외된다.

의약품 시장 조사업체 유비스트 등에 자료에 의거, 작년도 원외처방 실적 상위 50대 제품을 살펴보면 처방액 1위는 화이자 '리피토'로 나타났다. 리피토는 1578억원대 실적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는 1540억대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원스타'가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서 BMS의 '바라크루드'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는 각각 974억원, 737억의 처방실적 나타냈다.

이처럼 외자사들의 국내 의약품판매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진 만큼 거기에 상응하는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들 외자사들이 이런 목소리에 화답을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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