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전 세대들은 어린 시절 가장 흔한 놀잇감이 흙과 모래였다. 공터에 나가 흙과 모래를 매만지면서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등의 동요를 부르면서 성을 쌓고 여러 가지 모양새를 작품처럼 만들어 냈다. 놀이터에서 흙장난으로 하루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누나나 형이 이름을 부르며 찾으러 올 때까지 놀이에 흠뻑 빠지곤 했다.

소싯적 이런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됐다가 A형 간염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면 항체가 생기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나 A형 간염에 잘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위생을 위해 신경을 쓰다 보니 병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 않는 이른바 '위생의 역설(逆說)'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사실 보건당국 조사에 따르면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20~30대의 경우 항체가 없어 A형 간염에 감염 될 위험이 크며 실제 환자의 평균 나이가 29세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A형 간염은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맘때부터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에서 5월에 발병한 A형 간염 환자의 수가 4,743명으로 예년 1,000여명 수준에서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크게 유행할 조짐이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염증성 간질환으로 조개와 같은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물과 과일 등을 그대로 섭취했을 경우에 감염된다.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간염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해 발병하게 된다.

A형 간염은 현재 치료제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예방이 더욱 중요한 질환으로 식사 전이나 음식을 조리하기 전, 화장실 이용 후,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날 것이나 상한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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