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을 위한 사전단계로 전자담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금연보조제를 찾는 이들 중 일부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금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비타민 담배’가 대표적이다. 비타민을 증기로 흡입하는 방식에 대한 안전성 여부 등이 논란이 되어 지난해 10월 이후 의약외품으로 지정, 사실상 판매가 금지된 바 있다. 이와 함께 타르 등이 없다는 이유로 전자담배를 택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또한 보조제와 달리 니코틴 농도가 높고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등 일반 궐련담배(종이로 말아 싼 시중에서 파는 일반 담배)와 비교해도 건강에 안 좋은 것은 마찬가지인 만큼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전자담배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번에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마디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전자담배에 일반 궐련담배 수준의 니코틴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코틴은 담배의 중독성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이는 금연 전 단계에서 많이 찾는 전자담배의 중독성이 궐련담배 못지않다는 뜻이다. 전자담배는 기화됐을 때 발암성분 검출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도 이번 분석에서 나타났다.

식약처는 지난 11일 국내 유통 중인 국산·외산 궐련담배 5종과 전자담배 35종을 수거해 분석한 이런 골자의 결과를 발표했다. 전자담배 액상과 담배연기에서 니코틴 등 유해성분 7종의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궐련담배 1개비에 해당하는 전자담배 10회 흡입분(액상 0.04~0.05g) 연기 속 니코틴 함량은 0.33~0.67㎎으로, 일반담배(타르 4~5㎎) 1개비 속 니코틴 함량 0.4~0.5㎎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전자담배 연기에서는 니코틴 외에도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포름알데히드, 2B군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등 유해성분 4종이 더 검출됐다. 특히 액상일 때보다 직접 흡입하는 연기 상태로 변하면 유해성분 농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은 같은 또래 친구들보다 천식 발생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양여대 조준호 교수와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사무엘 백 연구원은 '2014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통계조사'를 토대로 국내 고등학생 3만5904명을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이 사용한 통계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는 고등학생은 3만5904명 가운데 7%인 2513명이었고, 피워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5.8%인 2078명이었다. 이들 중 '최근 12개월 안에 의사로부터 천식 진단을 받은 경우'를 조사해보니 1.9%인 674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는 학생은 98명, 피워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46명, 경험이 없는 학생은 530명이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계산한 천식 유병률은 전자담배를 피우는 학생의 경우 3.9%, 피운 경험이 있는 학생은 2.2%, 미경험 학생은 1.7%였다. 전자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2.3배 높은 수치를 보인 셈이다.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조사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흡연자들이 제대로 알아야 이에 대한 사용에 보다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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