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원하는 것을 아주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들어가면 온갖 상품과 서비스들이 구매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진열돼 있다. 인터넷은 이제 쇼핑 천국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의약품도 별다른 제재나 여과장치 없이 용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나 당뇨병치료제 등 불법 의약품 판매 사이트가 있는가 하면 일반식품에 대해 키성장, 집중력 증진 등 의학적 효능이 있다고 광고‧판매하는 사이트도 있다. 의료기기도 사이버 공간에서 얼마든지 구매 가능하다. 얼굴을 브이라인으로 만들어 주는 기기, 코골이 치료기구, 성기능 강화기기 등 무허가 의료기기 판매 사이트 등도 버젓이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해서 건강기능식품 등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안전성과 유효성, 독성 등에 대해서는 검증이 안 된 것들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다이어트 효과(67개)·성기능 개선(23개)·근육강화(16개)를 표방하는 식품 총 106개 제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20개 제품에서 타다라필 등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입하는 식품 중 다이어트 효과, 성기능 개선 등을 선전하는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 같은 조사를 실시했다. 다이어트 효과를 표방한 67개 제품 중 10개 제품에서 변비 치료제로 사용되는 카스카라사그라다, 센노사이드가 검출됐다. 성기능 개선을 표방한 23개 제품 중 10개 제품에서 요힘빈, 이카린, 타다라필 등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해외 인터넷을 통해 직접 구입하는 제품은 정부의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 들어오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함유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해외 인터넷을 통해 직접 구입할 경우 카스카라사그라다, 센노사이드, 이카린, 요힘빈 성분은 제품의 표시 사항을 통해 함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의약‧화장품의 경우, 먹거나 발라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철저한 차단이 필요하다.
대한약사회도 인터넷을 통한 의약품 불법판매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불법 의약품의 문제가 도를 넘어 서고 있고, 의약품의 인터넷 불법판매로 국민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또 주요 포털사이트 및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의약품 불법판매 게시물에 대해 엄중한 관리 책임을 부여할 수 있도록 약사법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인터넷 의약품 판매는 불법’이라는 인식을 명확하게 심어줄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에도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인터넷을 통한 식‧의약‧화장품 불법 판매와 구입은 인체에 해를 가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해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자칫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사전 차단대책 등 예방책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라도 이에 대한 좋은 대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