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 무기력함 등 여성 갱년기와 일부 증상 비슷해

 
5월 21일은 싱그러움이 가득한 가정의 달에 2명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부부의 날’이다. 여러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시작한 부부는 미운 정, 고운 정을 쌓아가며 서로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 준다. 그러나 중년으로 접어들고 갱년기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는 부부관계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여성 갱년기는 비교적 흔히 알려졌지만 남성 갱년기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부의 날을 맞아 남성 갱년기로 기죽은 남편의 기 살려주는 방법을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비뇨기과 조정만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갱년기는 여성 질환?
폐경이나 갱년기는 여성들에게만 해당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화에 따라 성 호르몬 감소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증상 중 대표적인 것이 ‘갱년기 증후군’이다.

남성은 30대 후반부터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서서히 감소하고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를 남성 갱년기라고 한다. 흔히 40대 중년 남성들이 ‘몸이 예전과 다르다’고 호소하는 증상의 대부분이 이와 관련 있다.

남성과 여성의 갱년기 이후 다른 점은 생식능력이 소멸되느냐의 차이인데, 남성은 생식능력이 떨어지긴 하나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반면, 여성은 폐경기 이후 완전히 없어진다. 또 폐경기 이후로 급격하게 감소하는 여성 호르몬과는 달리 남성에서 성호르몬 변화는 30대 중후반부터 서서히 시작된다.

남성 갱년기는 노화의 과정으로 뇌의 시상하부와 고환 기능이 저하되며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됨으로써 발생한다. 노화 이외에도 비만, 스트레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도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촉진시키는데, 흡연과 만성적인 음주는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남성호르몬은 성(性)기능만 관련?
여성은 50세 전후로 폐경이 되면 안면홍조, 발한, 골다공증 등의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는데, 남성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포함해 다양하게 나타난다. 개인에 따라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거나 여러 가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50세 이상 남성들 중 일부에서만 증상 및 징후를 인식한다.

일반적으로는 안면홍조, 식은땀(야간발한), 심계항진(빈맥 ;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뜀), 체중 증가(특히 복부비만), 체모의 소실 혹은 감소, 근력의 저하 등 신체 변화와 성욕 감소, 성적쾌감 저하,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 및 두려움, 발기 기능장애, 성기능에 대한 자신감 결여 등 성기능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예민해지고 막연한 불안감과 우울한 기분, 집중력 저하, 건망증 등의 정신적인 증상과 무기력, 피로, 불면증, 전반적인 신체활동이 저하되고 골다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조정만 교수는 “점진적 체중 증가는 노화와도 관련 있지만 테스토스테론 감소의 징후이기 때문에, 남성 갱년기일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정상화하면 체지방 감소와 혈당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 테스토스테론 감소는 당뇨병과 죽상동맥경화증(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동맥의 경화)의 위험성 증가와도 관련 있어, 확실한 증상이 없더라도 연령에 따라 적절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노화현상 중 하나인 갱년기는 불치병?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20대 초반에 최고치를 보인 후 30대 중후반부터 매년 1%씩 전 생애에 걸쳐 서서히 감소하며, 70대에는 20대의 1/3 수준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남성 갱년기의 증상이 나타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료로 개선하려기보다는 당연한 노화현상으로만 받아들이며, 보신 요리나 건강식품에만 매달리곤 한다.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노년에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남성 갱년기의 치료는 증상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시행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혈액검사를 통해 측정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총테스토스테론 검사는 노화의 영향을 받으므로 자유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테스토스테론 보충은 경구용 약물, 주사를 비롯해 패치, 젤 등 다양하고 편리한 치료방법들이 개발돼 있다. 치료 효과는 활력을 증진시키고 정상수준으로 성기능 향상과 근력이 증가하며 복부지방의 감소와 체지방 감소가 일어난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또한 전립선질환 악화에 대한 우려나 환자에 따라 호르몬 투여로 인한 합병증은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예방가능하며 발생한 합병증도 대부분은 투약을 중지함으로써 없어진다.

갱년기 극복은 금욕이 필수?
남성 갱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균형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다. 고지방의 음식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지만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은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에 육식을 극단적으로 피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 아연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인삼, 은행 그리고 비타민E가 풍부한 식품은 갱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소량의 알코올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갱년기 장애 극복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과다한 음주는 성기능 저하를 유발하므로 삼가해야 한다.

조정만 교수는 “성생활이 건강을 해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지나친 금욕생활을 하면 성기능 장애나 노화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성생활 유지가 좋다”며, “또한 몸의 기능과 의욕이 저하된 갱년기 남성은 이전보다 예민해져 주위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반려자와의 상호 배려와 이해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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