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헤어스프레이 등 천식 악화시켜

 
천식은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에 심해지는데 보통 감기 증상과 비슷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천식은 폐와 기관지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질환으로, 기침 증상이 2~3주 이상 이어질 경우 의심해야 한다. 천식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치료법에 대해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훈 교수(사진)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잠 못 들게 만드는 기침, 환절기 감기? 천식?
천식은 전 세계 5~10% 인구가 환자로 추정될 만큼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 매우 흔한 질병이다. 그러나 본인이 천식인지 모르고 지내거나, 진단을 받고도 ‘불치병’으로 오인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천식은 폐와 기관지에 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자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관여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기도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가래가 많이 만들어지고,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해 기도가 쉽게 수축해 공기의 드나듦을 막아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심하게 난다. 또 숨쉬기가 어렵고 발작적인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 밤이나 새벽에 심한 기침으로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를 수 있어 적게는 한 달에 한두 번, 심한 경우는 매일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훈 교수는 “요즘 낮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에어컨을 사용하고, 저녁에는 바람이 차갑기 때문에 환절기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숨이 가쁘고 발작적인 기침을 3주 이상 한다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천식으로 인한 기침은 밤이나 새벽에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그 이유는 수면 중이거나 활동이 적은 밤에는 기관지가 좁아지고 분비물 배출 기능도 감소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호흡기가 약한 어린아이나 노약자는 증상이 심해 밤에 잠을 잘 못 들기도 한다.

유전적 요인, 곰팡이, 미세먼지 등 원인 다양
천식은 공기 중으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며, 유전 및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에 따라 가족 중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환경적 요인에 따라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바퀴벌레, 애완동물 털이나 먼지 등 알레르기 물질이 대부분 천식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흡연은 기관지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물질로 간접흡연도 악영향을 준다. 소아 천식 환자는 대부분이, 성인 천식 환자는 절반 이상이 위 요인의 영향으로 천식이 발생하며, 이외에도 공장 및 작업장에서 흡인되는 공해물질이나 미세먼지 등 뚜렷한 알레르기원인 물질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도 천식이 유발되거나 악화된다. 또 페인트, 헤어스프레이도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가정에 흔한 진공청소기는 작동 중에 작은 알레르기 물질을 분산시킬 수 있어 사용 시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털이 있는 대부분의 애완동물들은 알레르기를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어 꼭 키워야 한다면 침실 밖에서 생활하게 하되 매주 목욕을 시켜줘야 한다.

김상훈 교수는 “천식을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원인 중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것들은 피하고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속적인 치료 필요한 만성 호흡기 질환
천식은 다른 호흡기 질환과 구별하기 쉽지 않아 정확한 진단과 검사가 필요하다. 폐활량을 측정하는 폐기능검사가 대표적이며, 알레르기 원인은 피부검사 또는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거의 모든 경우 잘 치료되는 것이 천식의 특징이지만, 천식은 만성적인 질환이다. 즉 천식은 감기나 폐렴처럼 한 번 앓고 치료가 되면 모든 것이 종료되는 질환이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처럼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스스로 방치하면 기도가 좁아지고 나중에는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천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러므로 천식은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천식 치료법 중 면역요법은 천식의 염증을 기본적으로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천식환자가 이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환자들은 회피요법이나 약물요법에 의지해야 하고, 천식에 대한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게 된다.

약물은 흡입제와 경구약이 있는데 흡입제가 기관지에 직접 전달돼 적은 양으로도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훨씬 적다. 약물의 종류는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꾸준히 사용해야 하는 천식조절제와 응급약물로 사용하는 증상완화제로 크게 나뉜다. 천식조절제 없이 증상완화제만 사용하면 천식이 악화되거나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천식환자는 약물치료와 함께 주위에 있는 여러 요소에 의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주위 환경을 깨끗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영이나 가벼운 운동이 도움돼
만성질환인 천식은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악화시키는 요인과 환경을 피해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가 주로 서식하는 침대나 소파는 청결하게 관리하고, 실내 습도는 50% 이하로 유지해 곰팡이 번식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알레르기에 민감한 경우 먼지나 털에 노출되지 않도록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길 권장하며,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금연해 서로를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키지만 가벼운 운동은 호흡기능을 향상시켜 천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영은 물에서 하는 운동이라 상대적으로 건조하지 않아 기침을 유발하지 않는다.

천식은 일종의 알레르기 질환이므로 우유, 달걀, 땅콩, 메밀 등의 특정 음식물에 의해 천식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직접적인 원인 물질이 체내에 들어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해당 식품을 피해야 한다. 천식환자의 10명 중 1명은 감기약에 포함되는 진통소염제로 심한 천식발작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은 천식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는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을 막고 호흡기 계통의 감염에 대해 저항력을 높여주므로 꾸준히 먹으면 질환을 예방하거나 회복을 빠르게 해주기 때문이다.

기관지 천식이 심한 사람은 기침과 가래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삼키는 것이 힘들고 소화 또한 쉽지 않다. 따라서 소화가 잘 되고 부담이 없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 A, B, C를 함유하고 있는 호박죽은 비타민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부드럽게 잘 넘어가고 소화가 잘 되어 기관지 천식에 좋은 음식이다.

그 외에도 천식환자는 따뜻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가래를 묽게 해 배출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